[TF비즈토크] '노사 갈등' 포스코 최정우 회장, 국감장에 설까요?

포스코에 지난 17일 노동조합이 설립된 가운데 이 회사 최정우 회장이 노조와 어떤 관계를 구축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김민구·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이성락·서민지·안옥희·지예은·이한림·이지선 기자, 김서원 인턴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리=서재근 기자] 어느덧 10월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한 주도 경제 각 분야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무엇보다 '50년 무노조 경영'을 해왔던 포스코의 사상 첫 노조 출범 소식은 회사 측의 노조 와해 의혹에 불을 지피며 이목을 집중시켰죠. 이 외에도 주요 그룹 재계 총수들과 상견례를 마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에는 국내 은행장과 소통에 나섰는데요. 이들의 만남이 성사되기 전부터 부동산 대책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전해지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IT업계에서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의 디자인이 공개돼 이목이 쏠렸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에 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LG전자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지금부터 자세한 취재 뒷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포스코 노조 출범부터 '갈등' 최정우 회장, 노조와 어떤 관계 맺을까

-수십 년 동안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했던 포스코가 최근 노조 출범 직후 노사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 후 첫 난관에 봉착한 셈인데 결과적으로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 국감장에 설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쟁점은 무엇이고 갈등은 해소될 것으로 보이나요.

-민노총 금속노조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지회가 공식 출범한다고 알렸습니다. 노조 출범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 23일 포스코노조 5명은 포항시 남구 포스코인재창조원에 있는 임시사무실에 들어가 근무 중인 직원과 몸싸움을 벌이고 문서 일부와 직원 수첩을 들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노조는 "회사가 노조 와해 문건을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회사는 "문건탈취 등 불법행위는 용인할 수 없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까지 가세하고 있습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지난 25일 포스코가 사내에서 노조를 무너뜨리려 부당노동행위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탈취한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문건에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 대한 악의적 선동, 직원 공개 채팅방 사찰 흔적, 노조가입을 막으려는 선전 내용 등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잘못을 제대로 따져 묻겠다며 포스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요. 이에 대해 포스코는 "노무협력실 직원의 업무는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고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불법행위에 대해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이라며 노조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노사가 첨예한 대립을 세우고 있는 것 같은데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노사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네, 최 회장은 노조 와해 논란과 노조원 문건 탈취와 관련해 "노사 화합이 우리 회사의 우수한 기업문화 중 하나였다"며 아쉬워 했습니다. 그러면서 "포스코 직원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분명히 노조가 생기면 대화하겠다고 했는데 (노조원들이) 왜 무리한 행동을 했는지 잘 따져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노조 설립은 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분명 긍정적입니다. 다만 강성 노조가 들어서면 회사가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고, 파업·투쟁으로 이어지면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노조의 정치적 색이 강하면 향후 회사가 정치권 입김에 휘둘릴 수 있습니다.

-이제 막 경영에 돌입한 최정우 회장이 노조와는 어떤 관계를 구축해 나갈지 지켜볼 일 입니다. 국감 증인 신청이 이뤄진 상태인 최 회장이 실제 국감장에 서게 될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최 회장이 국감장에 서게 된다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지난 27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함께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가 열리는 만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남윤호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시중 은행장 상견례 "와인 한 잔하며 편하게 대화"

-지난 27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시중 은행장들의 만남이 성사됐죠. 은행장들과 김 부총리가 처음 만나는 자리였던 만큼 관심이 쏠렸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네, 말씀하신 대로 김 부총리와 은행장들의 만남이 처음이다 보니 비공개 행사임에도 꽤 많은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은행연합회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간담회는 은행연합회 이사회 이후 만찬 자리에 김 부총리를 초청하면서 성사됐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행사와는 달리) 이번 행사에 유달리 관심이 뜨겁다"고 말할 정도였죠.

-다른 때보다 주목 받았던 이유가 있을까요?

-그동안 은행연합회는 은행권과 정부의 소통을 위해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기관장을 만찬 자리에 초청해왔는데요. 최근 부동산 대책 등의 현안이 있었던 만큼 이번 만남에 관심이 더 집중된 것 같습니다.

-그럼 간담회에서 주로 9·13 부동산대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겠군요?

-그렇습니다. 김 부총리는 처음 인사말에서부터 "주택 안정 대책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간담회는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9시쯤 끝났는데요. 김 부총리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번 대책에서 대출 관련 파이낸싱이 포함돼 보안 문제로 은행권에 미리 알리지 못해 그에 대한 어려움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듣고 대출 시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며 "정책을 현장에 적용할 때 좀 엄격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규정에 맞게 했으면 좋겠다는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와인도 조금씩 하면서 좋은 분위기에서 이야기했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죠.

-그렇군요.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네요.

-네, 만찬 분위기는 편안했던 것으로 느껴졌는데요. 비공개 행사였지만, 만찬이 진행된 은행회관 16층 뱅커스클럽에서 닫힌 문틈 새로 대화 소리도 끊임없이 새어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은행장과 김 부총리가 처음 만나는 자리다 보니 애로사항이나 불만을 적극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금융 관련 현안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은행들이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나가고 서민 금융지원을 늘리며 경제 혁신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며 현장의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는 27일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의 디자인을 소개하는 영상을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했다. /V40 씽큐 디자인 소개 영상 캡처

◆ 색상 다양화 대세라던데…LG전자 'V40 씽큐' 색상 모델 단 3종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가 한창인 IT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에 이어 신규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지난주 LG전자도 신제품의 디자인을 공개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27일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의 디자인을 담은 소개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제품을 공개하기도 전에 디자인을 미리 소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례적인 행보에 대해 LG전자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죠.

-그렇군요. 제품의 어떤 부분이 강조되고 있나요.

-'V40 씽큐'는 후면에 카메라가 3개 달린 '트리플 카메라'로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이번 소개 영상에서는 제품의 부드러운 촉감과 무광 컬러, 편안한 그립감 등이 강조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주목한 부분은 바로 색상인데요. 'V40 씽큐'는 뉴 플래티넘 그레이·모로칸 블루·카민 레드 등 단 3가지 색상으로만 출시됩니다. 전작인 'V30' 때도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된 점을 고려하면 크게 이상할 것이 없지만, 단일 제품에 대해 다양한 색상 모델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게 추세인 만큼 3가지 정도론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왔죠.

-앞서 경쟁사들이 다양한 색상을 공개했나 보군요.

-대폭 늘리진 않았지만, 색상에 굉장히 신경썼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아이폰XS·아이폰XS맥스·아이폰XR' 등 3종의 신규 '아이폰'을 내놓은 애플은 해당 제품에 총 9가지 색상을 활용했죠. 이중 '아이폰XR'은 화이트·블랙·블루·옐로우·코랄·레드 등 총 6종의 모델로 구성됐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을 출시하면서 라벤더 퍼플·메탈릭 코퍼·미드나잇 블랙·오션 블루 등 4가지 색상을 선보이는 동시에 메인인 오션 블루 모델에 노란색 'S펜'을 적용하면서 눈길을 끌었죠. 조만간 '갤럭시노트9'에는 클라우드 실버 색상이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만 다른 전략을 펼치는 것인가요.

-사실 그렇진 않습니다. LG전자도 신제품 색상 선정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LG전자는 자체 소비자 조사를 통해 선호도가 높은 3가지 색상을 우선적으로 골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3종의 모델로 출시한 뒤 적절한 시기를 택해 색상을 추가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작 'V30' 출시 당시에도 모로칸 블루·클라우드 실버·오로라 블랙으로 시작해 라벤더 바이올렛·라즈베리 로즈 등을 추가했었죠. LG전자가 올 하반기 크리스마스 등 특정 시즌을 노린 'V40 씽큐' 새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네요.

-점진적인 색상 확대는 삼성전자·애플·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공통된 전략인데요. 디자인 혁신 한계에 봉착한 제조사들이 색상을 통해 자사 제품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신제품 출시 효과가 시들해질 때쯤 신규 색상으로 홍보 효과를 다시금 끌어올리는 색상 마케팅은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다만 최근 제조사들의 색상 마케팅 의존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죠.

28일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막이 열린 가운데, 생각보다 저조한 할인율에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명동·압구정=김서원 인턴기자

◆ 겉만 번지르르한 '코리아세일페스타', 할인율 뻥튀기?

-이번 주 유통업계에는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2018코리아세일페스타'는 지난 28일부터 열린 행사로 정부 측에서는 소비 수요를 늘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실제 유통가 현장의 모습이 궁금하네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네, 말씀하신 대로 정부가 주관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내수촉진과 외국 관광객 유치, 한류 확산 등을 위해 다음 달 7일까지 개최되는 쇼핑 관광축제입니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볼 수 있죠.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군요. 그럼 실제로 소비 진작 효과는 있을 것 같던가요?

-그렇진 않았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 첫날인 28일 서울 도심에 있는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본점을 방문해봤는데요. 소비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매우 냉소적이었습니다. 정기적인 백화점 세일 기간과 크게 다를바 없는 양상이었습니다. 실제 점원들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백화점 직원 중 한 명은 "'코리아세일페스타'라서 할인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가을 정기 세일이랑 딱히 다른 건 없다"며 "기간이 맞물려서 의례적인 세일 행사 이름이 '코리아세일페스타'인줄 아는 사람이 다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체감도가 낮은 모양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날 서울 한 60대 여성 쇼핑객은 "백화점에서 할인한다고 해서 방문했는데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처음 들어봤다"고 되물을 정도였습니다. 직원들도 고객들이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인한 특별 할인이나 혜택을 묻지도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렇군요. 첫날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요?

-미국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립니다. 재고 소진을 위한 행사기 때문에 할인 폭이 크고 물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그정도의 할인율을 제공하지 않아서 반응이 냉소적인 상황입니다.

-특히 의류 상품의 경우에는 최대 50%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정기 세일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당초 내세운 80% 할인과는 상당히 멀죠. 가장 높은 할인율은 보인 곳은 롯데백화점으로 10~50%,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10~30% 정도의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상품 구매시 증정품이나 상품권을 주면서 할인 혜택을 대신하고 있기도 했죠.

-내세운 것과는 다른 현실이네요. 이렇게 '뻥튀기' 마케팅을 해서 소비자들도 불만이 많겠어요.

-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일반적인 세일과 다를바도 없고, 실제로 받는 혜택도 미미하기 때문이죠. 유통업계에서도 '코리안세일페스타'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본 취지와는 다르게 점차 보여주기 식 행사로 전략하는 것 같다"며 "정기 세일과 딱히 다른 점도 없고 기간이 맞물려서 정부가 요구한 대로 이름과 로고를 갖다 붙인 형국"이라고 솔직하게 평하기도 했습니다.

- 진정한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려는 유통업계의 노력과 정부 차원의 지원과 홍보가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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