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부동산신탁업에 관심 두는 금융권…낮은 시장경쟁도에 '주목'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업 신규 사업자 인가가 조만간 허용될 전망이다. /더팩트DB

부동산 신탁업 신규 진입 허용 기미…은행 지주사 관심도 '상승'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부동산신탁업 신규 진입이 허용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부동산신탁 자회사로 좋은 순익을 올리자 다른 은행 지주사들도 신규 사업 인가나 중소형사 인수를 통해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신탁 시장이 낮은 시장 경쟁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어 신규 사업자 진입이 허용될 전망이다. 현재 부동산신탁 시장업계는 지난 2009년 이후 신규 진입이나 퇴출 없이 11개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신탁이란 부동산 소유자가 신탁회사에 부동산 개발이나 관리, 처분을 위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탁이 종료되면 신탁재산은 수익자에게 돌아가고, 신탁회사는 부동산 운용으로 인한 이자나 신탁수수료 등으로 이익을 얻게 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부동산신탁업 수익성이 크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신탁 시장규모는 꾸준히 커졌다. 금융위원회가 27일 공개한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의 '부동산신탁업 경쟁도 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업 부동산 신탁사 영업수익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조325억 원이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21% 정도씩 순익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커진 규모에 비해 경쟁도는 낮은 상황이다. 시장 집중도를 측정하는 허핀달-허슈만지수(HHI)를 보면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지수가 2478로 생명보험업(994)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HHI지수에 따라 1500이하면 집중되지 않은 시장, 1500이상 2500이하면 다소 집중, 2500이상이면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분류한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위탁 개발 운영 과정에서 자금 조달까지 맡는 사업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해 한국토지신탁과 같은 대형사에 특히 집중돼있다. 이외에도 타 금융업권과 비교했을때 부동산신탁사의 관리형 토지신탁(1236), 토지신탁 이외 상품(1288)도 시장 집중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현재 부동산신탁 자회사가 없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신규 사업자 인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부동산신탁업의 수익률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다 경쟁도가 낮은 만큼 금융사들은 적극적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새 먹거리가 필요한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들은 자금 여력이 큰 만큼 부동산 신탁업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은행 지주계열사 중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부동산신탁 자회사를 보유해 쏠쏠한 이득을 보고 있다. KB금융의 부동산신탁사 KB부동산신탁은 올해 상반기 28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하나자산신탁은 3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 은행 지주 계열사 모두 성장세도 뚜렷하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2.4%가량 영업이익이 올랐고, 하나자산신탁은 27%가량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이에 신한금융과 우리은행도 부동산신탁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중소형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 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시장 상황을 보고 아예 신규 인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업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사업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아시아신탁 인수도 여러 방안 중의 하나로 검토 단계이며 유일한 방안은 아니고, 중소형사를 인수하거나 신규 인가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이후 부동산신탁사업 진출을 순차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지주사 전환 작업 중이기 때문에 먼저 지주사 전환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지주사 전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아무래도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가 규모가 작은 만큼 인수 대상으로 먼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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