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로 움츠러든 건설사, 남북 경협 논의에 기지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경협 수혜자는 건설사"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매년 줄어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 정부의 강력한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건설업계에 먹구름이 짙었지만,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진전되면서 훈풍이 감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평양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이 올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을 정상화하고 공동 경제특구와 관광특구도 만들기로 하면서 남북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렸다.

남과 북이 경제협력을 앞당기는 데 뜻을 함께하면서 증권가에서는 경협의 수혜자로 건설사를 꼽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은 자체적으로 발주할 자금이 현재는 부족해 투자비용의 주체는 대부분 남한의 공공 혹은 민간이 될 것"이라며 "건설업은 발주처가 안정적인 공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토지는 모두 국가 소유라 개발에 뛰어든 기업은 토지임대료를 북에 제공해야 한다. 앞서 개발된 개성공단 사례를 보면 100만 평(330만㎡) 시범사업에서 한국은 현대아산과 LH가 평당 일정액을 사용료 내고 50년 임대 계약을 맺었다.

당시 LH는 평형당 약 70만 원의 공사비인 총 7000억 원으로 공단부지 100만 평을 확보했다. 이 공장 부지를 남한 기업에 분양할 때 원가 미만인 3.3㎡당 14만9000원에 제공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을 정상화하고 공동 경제특구와 관광특구도 만들기로 했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 본 개성공단 일대. /더팩트 DB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개성공단 잔여 2300만㎡(700만 평), 개성시가지 총 3900만㎡(1200만 평) 확장공사나 신의주·황금평위화도·나선 등 북한의 중앙급 경제 특구도 개성공단과 비슷하게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지역은 UN과 미국이 경제 제재를 풀면 대규모 경제특구로 조성될 수 있다.

현재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북한 건설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정보 수집 중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이 방북 중인데 대부분 대형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실질적 기대감이 높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남북 경제 협력이 철도와 도로 구축 등 일부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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