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초행' 이재용과 '맏형' 최태원의 다정한 평양행, 친분 눈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나란히 탑승해 평양으로 가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협력 '소통' 힘 싣기 나선 이재용·최태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남과 북의 정상회담에 쏠렸습니다. 18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정계는 물론 재계 안팎에서 참으로 다양한 평가들이 이어졌는데요. 특히, 재계 쪽에서는 4대 그룹 총수의 방북 소식에 떠들썩했던 것 같습니다. 총수들의 방북길 얘기를 기자들의 방담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역사적인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길에 오른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길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큰 이슈였을 텐데요.

-맞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는데요. 이날 오전 6시부터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집결 장소인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는 이들의 동선을 취재하기 위해 모여든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 포착됐다고요?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공군 1호기'에 나란히 앉은 사진이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카메라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같은 특별수행원끼리 나란히 앉아 있는 것 자체는 화젯거리가 될 수 없었겠죠. 그러나 그 주인공이 삼성과 SK그룹 총수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간 국내외 주요 경제 관련 행사에서 주요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모인 적은 있었지만,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비행기 좌석에 나란히 앉은 광경은 앞으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일 테죠.

-비록 사진이지만, 두 총수의 눈빛과 표정에서 꽤 두터운 '친분'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재계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얘기일 수도 있겠는데요.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자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평소에도 문자를 주고받을 만큼 나름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번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총수 가운데 최태원 회장만이 유일하게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방북인데요.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각 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비롯해 두 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 다수는 "'선배' 최태원 회장이 '초행길'에 나서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앞서 2차 회담 때 경험과 에피소드를 들려주지 않았겠느냐"며 공통된 추측을 하기도 했죠.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경제인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최태원 회장의 코치(?) 때문일까요. 방북 첫날 평양 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표정과 제스처에서는 한결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북한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면담을 할 때도 평양역 인근에 한글로 적힌 글귀를 언급하면서 "(북한과)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그의 모습에선 긴장감보다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무슨 말을 언급했죠?

-네. 이재용 부회장은 "평양은 처음 와봤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뵙는다"면서 "우연히 보니까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져 있었다. 삼성의 기본 경영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봐도 한글로 그렇게 써져 있는 것을 본적이 없는데,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는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고 합니다. 또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최태원 회장의 '디카'도 또다시 주목을 받는 것 같은데요.

-지난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최태원 회장의 활약(?)은 재계 안팎에서 화제를 모았죠. 2007년 당시 최태원 회장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대기업 대표로 방북길에 올랐는데요.

-1960년생인 최태원 회장은 이번 3차 회담 때는 총수들 중에 '맏형'이지만, 당시는 대기업 대표 6명 가운데 '막내' 였죠. 평양서 치러진 '옥류관 오찬' 등 주요 행사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과 선배 경영인들의 사진을 직접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번 방북 때도 최태원 회장의 손에는 디지털카메라가 들려 있었습니다. 11년 전 선배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던 최태원 회장이 이번에는 후배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선배의 여유'를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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