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원 유상증자로 자본 건전성 개선…영업 전략 '과제'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현대라이프생명이 대만계 금융지주회사인 푸본의 투자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그간 재무건전성 악화로 부침을 겪었던 현대라이프가 '푸본현대생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15일부터 '푸본현대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대만계 금융사인 푸본생명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가 되면서 사명도 바꾸게 된 것이다.
대만 푸본생명은 지난 14일 현대라이프의 3000억 원 규모에 유상증자에 참여해 2336억 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라이프의 지분 62%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고, 현대자동차그룹은 3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푸본현대생명 출범으로 금융권에서 대만계 금융사가 2곳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2014년 대만 유안타 그룹이 옛 동양증권을 인수해 한국에 진출한 바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푸본의 증자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RBC 비율은 148%까지 떨어져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말 푸본현대생명 지급여력(RBC)비율은 25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이 퇴직연금 등 연금상품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고, 주 고객도 모기업이던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들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대주주가 바뀌어 고객이 이탈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초 영업조직을 정리하면서 퇴직연금 상품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기존 75개의 점포를 10개로 통폐합하는가 하면 직원 중 3분의 1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초회보험료(고객이 보험에 가입해서 처음 내는 보험료)는 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296억 원에 비해 95% 이상 급감했다.
푸본현대생명 측은 연금상품이 아직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원래부터 연금 텔레마케팅을 주력으로 해왔고 올해 들어 성과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대주주가 변경돼도 2대 주주가 현대 계열사기 때문에 고객 이탈 우려 등은 적다"고 말했다.
또 방카슈랑스 등의 영업 전략으로 고객을 늘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푸본 그룹에서 방카슈랑스 등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이를 적용해 새로운 영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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