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혁신 보다 기본 성능 강화 방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기대했던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애플의 신규 '아이폰'은 당초 업계가 예상한 수준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의 화면과 용량을 늘리고 프로세서와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는 등 사용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애플은 한국 시간으로 13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신형 '아이폰' 3종을 소개했다. 무대에 오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신형 '아이폰'은 전 세계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아이폰'의 제품명은 '아이폰XS·아이폰XS 맥스·아이폰XR' 등으로 결정됐다. 앞서 블룸버그통신과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들이 예상한 그대로다. '아이폰XS'는 5.8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아이폰XS 맥스'는 6.5인치 OLED, '아이폰XR'은 6.1인치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을 갖출 것이라는 점도 예상 그대로였다.
디자인 변화도 크지 않았다. 신규 '아이폰' 3종 모두 노치 디자인(스마트폰 상단 화면 M자형)을 채택해 전작 '아이폰X'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도 예상된 결과였다. 통상 애플은 2년 주기로 넘버링을 바꾸고 디자인 면에서 큰 변화를 시도해왔다. 제품명에 'S'가 붙는 그다음 해에는 디자인 변화보다 '아이폰' 성능 강화에 주력했다.
신규 '아이폰'은 화면 크기뿐만 아니라 용량이 대폭 늘어났다. '아이폰XS'와 '아이폰XR'은 64·128·256GB 용량으로 각각 출시되고 '아이폰XS 맥스'는 64·256·512GB 용량으로 출시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의 경우 64·256GB 등 2가지 모델로 출시된 바 있다.
특히 신규 '아이폰'은 애플이 개발한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2 바이오닉'을 탑재해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애플은 새로운 칩을 탑재하면서 '아이폰'을 통해 고사양 게임·증강현실(AR) 등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앱을 여는 속도가 30%가량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성능도 강화됐다. 이날 애플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 타임지 표지에 사용된 것을 보여주며 "아이폰은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카메라"라고 강조했다. 신형 '아이폰'은 이미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카메라 기능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향상된 아웃 포커싱 기능과 노출을 자동으로 조절해 노이즈를 삭제하는 기능 등을 지원한다.
애플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기존보다 색상을 다양화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대신 색상으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XR'의 색상이 다양하다. '아이폰XR'의 색상은 레드·옐로·화이트·코랄·블랙·블루 등 6가지로 구성됐다. '아이폰XS' 시리즈는 골드·실버·스페이스그레이 등 3가지로 출시된다.
가격은 64GB 모델 기준으로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가 각각 999달러(약 113만 원), 1099달러(약 124만 원)다.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XR'은 다소 저렴한 749달러(약 85만 원)에 판매된다. 전작 '아이폰X'의 출시 가격은 999달러(약 113만 원)였다.
신규 '아이폰'은 한 달가량 먼저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과 대결을 펼친다. 전작과 비슷한 신규 '아이폰' 3종이 '갤럭시노트9'에 맞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색상을 다양화한 애플의 결정에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신규 '아이폰' 3종은 오는 21일 정식 출시된다. 선주문은 오는 14일부터 받는다. 출시 대상은 미국·일본 등 16개국으로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한편 이날 애플은 스마트워치 신제품 '애플워치4'도 공개했다. '심전도 센서'를 탑재한 '애플워치4'는 사용자의 심박수를 체크하는 등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준다. 전작 대비 화면은 30% 이상 커졌고 18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는 등 배터리 성능이 강화됐다. 기본 모델 기준 '애플워치4'의 가격은 399달러(약 45만 원)로, 출시는 '아이폰'과 같이 21일부터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