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판매 감소에 영업실적 3분의 1 줄어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저축성보험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 등의 영향으로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의 신계약 초회보험료가 30% 넘게 줄었다.
12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3조41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33.3%(1조7013억 원) 감소한 수치다.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은 총 1260개사로 농업협동조합 1134개사, 저축은행 82개사, 증권회사 20개사, 은행 16개사, 카드사 8개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생명보험 보험료는 2조67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9% 줄었고, 손해보험 보험료는 7360억 원으로 전년보다 15.6% 감소했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17은 저축성보험의 보험료가 매출에서 제외돼 판매 유인이 낮다.
지난해 4월부터 장기 저축성보험에 대한 세제혜택이 축소돼 소비자의 가입 수요가 감소하기도 했다. 일시납 장기(10년 이상)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가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됐고, 월적립식 장기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도 월납입 보험료 150만 원 이하를 신설했다.
금융권역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이 66.4%로 가장 높았다. 농업협동조합이 32.8%로 그 뒤를 이었고, 증권사(0.3%), 카드사(0.3%), 저축은행(0.2%) 순이었다.
은행의 판매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2조2644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5156억 원(40.1%) 줄어 전체 실적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수수료수입은 전년보다 12.8% 감소한 2274억 원을 기록했다.
농업협동조합의 경우 농작물재해보험 등 농업 관련 정책보험의 핵심 판매 채널로 타 권역보다 실적 감소폭이 작았다. 농업협동조합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1조1178억 원으로 전년보다 1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51.1% 줄었고, 카드사와 저축은행도 각각 42.0%, 28.6%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 전략으로 판매 실적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저축성변액보험 등 판매에 주력하는 일부 보험사의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판매실적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