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자존심 지킬까…"e스포츠 위상 높일 것"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e스포츠를 스포츠로 봐야 하는가?' 아직 의구심 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인식이 차차 개선되는 이유는 기존 스포츠를 뛰어넘는 e스포츠의 인기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e스포츠 국가대표단이 꾸려졌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e스포츠 한국대표팀이 27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e스포츠는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처음 시범 종목으로 선정됐다. 한국대표팀은 리그오브레전드(롤)와 스타크래프트2(스타2) 등 2개 종목에 선수를 파견했으며 목표 또한 금메달 2개다. 현재 최대 관심사는 대표팀 선수들이 펼칠 경기력이다. 'e스포츠 정식 스포츠화'의 갈림길에서 다소 생소한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아시안게임 내 e스포츠 경기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10~30대 젊은 층으로부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롤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롤은 팀별 5명으로 구성된 선수들이 전략에 따라 '챔피언'을 선택해 전투를 벌인 뒤 상대 기지를 무너뜨리는 e스포츠다.
롤 한국대표팀으로는 e스포츠계 전설인 '페이커' 이상혁(SK텔레콤T1)과 '기인' 김기인(아프리카프릭스), '스코어' 고동빈(KT롤스터), '피넛' 한왕호(킹존드래곤X), '룰러' 박재혁(젠지e스포츠), '코어장전' 조용인(젠지e스포츠) 등이 선발됐다. 한국대표팀은 이날 오후 12시 30분 베트남전을 시작으로 오후 2시 30분 중국, 오후 5시와 7시 30분에는 카자흐스탄과 예선 경기를 치른다.
롤 한국대표팀은 이번 대회 막강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한국은 지난 2013년부터 세계 최대 롤 대회인 '롤드컵'에서 매년 우승팀을 배출하고 있다. 다만 중국이 걸림돌이다. 중국은 올해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과 리프트라이벌즈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한국팀의 발목을 잡았다. 각종 대회에서 한국팀을 꺾으며 '한국팀 킬러'로 불리는 대만도 경계대상이다.
강한 상대 앞에서도 롤 한국대표팀은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다. 선수들은 이번 금메달을 통해 e스포츠의 위상을 높인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e스포츠에 대해 남아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일은 이제 e스포츠 한국대표팀의 손에 달렸다. 앞서 '페이커'는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많은 분에게 좋은 이미지가 심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 스포츠 선수로서 e스포츠 대표팀이 내딛는 첫발은 KBS·SBS 등 지상파 방송을 통해 중계된다. 롤 경기가 지상파에 방송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한편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2도 금메달 획득이 유력한 종목이다. 올해 글로벌 스타2 리그 시즌1과 시즌2를 연패한 조성주가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조성주는 앞서 열린 지역 예선에서 5전 전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