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강정"…편의점 업계, 정부지원책에 진정성 의구심 왜?

정부가 22일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두고 편의점 업계에서는 담배 세금을 매출에서 제외하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더팩트 DB

편의점주들, '담배 세금 매출 제외' 요구 외면에 반발 커

[더팩트|고은결 기자] 정부가 22일 내놓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과 관련,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가장 큰 편의점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특히 가맹점주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담배 매출 중 세금 부분을 카드 수수료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빠진 점이 지적을 받는다.

정부가 제시한 지원 대책은 근로장려금과 일자리 안정자금 등 직접적 재정지원 확대가 골자다. 이를 통해 자영업 가구 지원 대상과 규모를 늘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말까지는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마련해 판매업체의 수수료 부담 완화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가 요구해온 핵심 내용에 대한 구체성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7만여 편의점 종사자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책도 없는 방안에 허탈감과 막막함을 느낀다"며 "편의점 종사자를 대상으로 또 한 번의 현실성 없는 대책에 실망하고 있으며, 이번 대책안은 한마디로 '동족방뇨(凍足放尿·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주장했다.

편의점주들은 담배 매출 중 세금을 카드 수수료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빠진데 대한 불만이 특히 크다. 전편협에 따르면 편의점의 전체 매출 중 담배 매출은 평균 40% 수준이다. 편의점의 평균 연 매출액은 6억5000만 원 가량인데, 전체 매출액에서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을 제외하면 연 매출이 5억 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카드수수료율 또한 2.5%(연매출 5억 원 초과)에서 1.3%(연매출 3억 원 초과~5억 원 이하)나 0.8%(연매출 3억 원 이하)로 감소해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전편협은 "담배에 붙는 세금에 대한 '부당한 매출' 제외를 요구한 사항은 편의점 점주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꼭 해야 할 개선안"이라며 "이를 외면한 정부의 대책은 '속 빈 대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 편의점주는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으로 막막한데 최소한의 지원책인 담배에 붙는 세금을 매출에서 제외해달라는 요구 사항 또한 받아들이지 않은 정부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에 포함된 편의점 심야영업 부담 완화와 편의점 과당 출점 경쟁 자율 축소 유도 등 내용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나온다. 우선 편의점 근접출점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은 이날 정부의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지난 4월 심야영업 중단 요건을 완화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이미 많은 가맹점이 심야영업 중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말하는 심야영업 부담 완화의 경우, 이미 점주가 선택해서 심야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의 애로를 해소할 실질적인 변화는 없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전편협은 추가 간담회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오는 29일 예정대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최하는 '광화문 소상공인 총궐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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