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구 금고 경쟁, 최후 승자는?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서울 자치구 금고 쟁탈전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경쟁 초반 우리은행이 4개 자치구에서 승기를 잡으며 서울시 금고를 빼앗긴 설욕전을 펼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 중구는 전날 우리은행을 금고지기로 최종 선정했다.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중구의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을 모두 관리하게 된다.
중구는 자치구 금고 경쟁에서 주목 받는 지역이기도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본점이 중구에 있어 사실상 '자존심 대결'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도봉구, 구로구, 영등포구에 이어 중구 금고까지 따내며 초반 선전하는 모습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신한은행이 다수의 구금고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신한은행이 서울시 1금고를 맡게 된 만큼 자치구 전산시스템을 연계하기 편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 입찰에서 3000억 원이 넘는 출연금을 낸 만큼 구금고에서도 출연금 경쟁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출연금 경쟁은 예상보다 치열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우리은행이 구금고를 잇따라 선점한 요인으로는 '안전성'과 '익숙함'이 꼽힌다. 우리은행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 용산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 금고를 맡아왔다는 점이 큰 무기가 되고 있다. 구청 입장에서는 금고를 바꿀 경우 전산시스템을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시금고와 구금고를 오랜 기간 운영하면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구금고 선정에 편의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이 인천시금고를 따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나선 것 평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이미 서울시금고를 담당하게 된 데다 인천시금고를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구금고에 주력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향후 서울시 구금고를 둘러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쟁탈전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연간 예산 규모가 큰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 자치구 금고 계약은 올해 말 일제히 금고 만료된다. 이에 따라 입찰 경쟁은 연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