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운행정지 명령 받은 날, 고객 발길 '뚝' 끊긴 BMW 전시장

정부가 BMW 화재로 인해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명령을 지자체에 요청한 14일 오후 서울에 있는 한 BMW 전시장은 한가한 모습이다. /이한림 기자

BMW 딜러 "지난주부터 전시장 찾는 고객 줄어"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여름철은 휴가와 차량 노후화 등에 따른 차량 교체 수요 증가로 판매 성수기로 불린다. 그러나 BMW 차량 화재 사고로 인해 국내 BMW 전시장들은 때아닌 비수기를 맞고 있다.

BMW코리아의 자발적 리콜 조치 차량을 대상으로 한 긴급 안전점검이 시작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서 화재 사고가 2건이 추가로 발생했으며 심지어 안전점검을 받은 차량에도 불이 나며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BMW 차량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운행정지 명령을 내린 14일, <더팩트> 취재진은 서울에 있는 한 BMW 매장을 찾았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적막한 고요함이 흘렀다. 상근중이던 한 딜러는 BMW 화재 사고와 리콜, 정부의 운행정지 명령에 대한 질문에 "전시장을 둘러보셔도 되지만 그것들에 관련해서는 저희 입장에서 해드릴 수 있는 얘기가 없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14일 오후 서울에 있는 한 BMW 전시장에는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들이 전시돼 있었으나 이를 둘러보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이한림 기자

다른 층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구석 의자에 앉아 BMW 책자를 읽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으나 소비자가 아닌 다른 담당 딜러였다. 그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자 이내 나즈막한 목소리로 "외근이 잦아야 하는데, 뭐 별 수 있나요"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고객들의 문의 전화는 더 늘었지만 전시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전보다 훨씬 줄어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있는 다른 BMW 전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이곳은 주택단지 주변에 위치해 있어 평상시 전시장을 둘러보는 손님들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개 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 전시장에는 'BMW 330i', 'BMW 630d xDrive 그란 투리스모' 등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들이 한 층에 각각 3대씩 총 9대가 전시돼 있었으나 이를 둘러보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이 전시장에서 만난 딜러는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 대한 판매는 항상 하고 있다"며 "지난주부터 전시장을 찾는 분들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오전에는 다섯분 정도 왔다 갔다"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14일 리콜 대상 차량 중 점검을 받지 않는 나머지 차주들에게 조속히 진단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 사진은 14일 오후 차량 BMW 화재 사고 차량 중 건 수가 가장 높은 BMW 520d가 서울 신촌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 /이한림 기자

BMW코리아 관계자는 "차를 직접 보고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이 전시장을 찾는다. 판매사에 따라 상이하지만 밤 9시~10시까지 영업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퇴근 후 전시장을 찾는 분들도 많다"며 "중요한 것은 당장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거나 그런 단계가 아니다. 안전 진단을 받지 않으신 차주분들은 조속히 진단을 받으시길 바라며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차량은 정상 판매되고 있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BMW코리아는 지난 13일 24시 기준 리콜 대상 차량 10만6317대 중 9만6000여 대 차주에게 안내를 취해 8만4000여 대(진단 완료 약 7만9000여 대)가 안전 진단을 완료했거나 예약 대기 중이며 점검을 받지 않은 나머지 고객에게 조속히 진단을 받을 것을 권장하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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