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퇴직자,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에도 대기업 재취업 '대물림'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과 SK,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 퇴직자를 위한 전용 보직을 마련해두고 재취업을 대물림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팩트 DB

공정위, 주요 그룹에 퇴직자 '전용 보직' 마련해 재취업 '대물림'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국내 주요 그룹에 퇴직자를 위한 보직을 마련해두고 이를 대물림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1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카드와 기아자동차, SK하이닉스, LG경영개발원, GS리테일 등 5곳에서 회사 상임 또는 비상임 감사로 공정위 퇴직자들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이들 공정위 퇴직자들이 고문 자리에서 물러나면 후임자에게 같은 자리를 물려주는 방식으로 재취업을 '대물림'해왔다. 특히, 이 같은 공정위 퇴직자들의 대기업 재취업 대물림은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에도 지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 공정위에서 퇴직한 4급 이 모 과장은 지난 5월 SK하이닉스의 고문으로 채용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공정위 '윗선'에서 이들 퇴직자들의 대기업 재취업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이 공정위 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을 알선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앞서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30일) 정 전 위원장과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에 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위원장 등은 공정위 재직 당시 운영지원과를 통해 4급 이상 퇴직 예정 공무원 명단을 만들고, 대기업을 상대로 이들을 고문 등으로 채용하도록 청탁했다. 검찰은 정 전 위원장 등의 취업 청탁이 사실상 대기업에 강요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likehyo85@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