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빽다방 다회용컵 권유 미흡…"계도기간 중 시행 늦어졌기 때문"
[더팩트|고은결 기자] 재활용 폐기물 수거 대란 이후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에 나선 가운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선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다음 달 일회용 컵 규제 시행이 예고돼 있음에도 일부 커피 전문점 매장에서는 다회용컵 권유 비율이 2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종이빨대 사용에 대한 논의까지 돌입한 가운데, 매장 내 다회용컵 사용이 빠르게 정착하기 위한 현장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8월 1일부터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1회용품의 사용억제 등)'에 따라 커피숍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 제공이 금지된다.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손님에게 일회용컵 플라스틱컵을 제공하면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올해 상반기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이후 유명 커피 전문점 업체들은 정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기 전 진행된 계도 기간 동안 일선 매장에서는 편차가 극심한 모습이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26일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매장의 이행 여부를 조사해 발표했다. 협약에 동참한 21개 상표의 서울·인천 지역 매장 조사 결과, 다회용컵 권유 비율은 44.3%에 그쳤다. 커피 전문점 브랜드 탐앤탐스(78.9%)와 엔제리너스커피(75%), 스타벅스(70.3%) 등의 권유 비율은 70%대로 비교적 높았지만 빽다방, 이디야커피 등은 20% 수준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타 브랜드와 비교해 유독 저조한 다회용컵 권유 비율에 대해 이디야 관계자는 "전국의 가맹점주 등을 교육하는데 시간이 걸려 7월 초부터 다회용컵 권유를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디야는 전국에 가맹점 2500개를 두고 있으며 이는 토종 커피 전문점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앞선 관계자는 "다회용컵 배포가 7월 초 이뤄졌으며 9월 초에도 다회용컵을 가맹점들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빽다방 브랜드를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빽다방은 올해 처음 협약에 참여하며 다소 시행이 늦어졌다"면서 "가맹점 비율이 높아 가맹점주, 아르바이트생 모두 교육 대상으로 적용돼 정책을 소화하는 속도가 느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 업체는 계도 기간 이후에는 다회용컵 권유가 정착할 것이라고 입모아 항변했다.
한편 스타벅스 등 일부 커피 전문점은 종이빨대 사용에 대한 논의에 발빠르게 나선 상황이다. 스타벅스는 이르면 올해 안에 종이빨대를 시범 도입하고 빨대 없는 컵 뚜껑을 도입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앤다는 구상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종이빨대 도입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시범 매장에서 우선 종이빨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다음 달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출시할 계획이다. 빽다방 또한 종이빨대 성능 시험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와 중국 제품 위주로 종이빨대의 성능을 시험 중인 단계"라고 전했다. 한편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연내 소비자인식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