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김민구·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서민지·안옥희·고은결·이한림·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안옥희 기자]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한 주간 경제계를 뜨겁게 달군 롯데백화점 안전사고, 새로 나온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2' 출시 소식,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정무위원회 '데뷔전', 배우 지진희가 블랙베리 스마트폰 국내 출시 기념 행사장에서 '열혈 홍보맨'을 자처한 사연을 '비즈토크' 메뉴로 준비했습니다.
-먼저 롯데백화점 미아점 8층 외벽 유리창이 인도로 추락하는 아찔한 안전사고 취재 후일담을 들어보도록 하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태에서 정상 영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고객 불안감이 여전한데요. <더팩트> 취재에 대해 롯데백화점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여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문제없다' 강조하면서도 취재진 질문은 왜 피하는 걸까요? 이번 주 <비즈토크>는 미아점 안전사고 후속 취재부터 시작합니다.
◆ 롯데百 홍보팀, 비판적 취재에 '연락 두절'…유통 홍보 컨트롤타워 맞나?
-지난 24일 서울시 강북구 송중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미아점 안전사고 후속 조치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요?
-롯데백화점 측이 현재 원인 파악에 골몰하고 있는데요. 아직 사고 원인 파악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유리창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는데요. 지난 27일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파손된 유리에 대한 원인 파악은 롯데건설의 기술연구원(공학박사) 5명이 왔었는데 당장 정확한 원인 파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담당 구청으로부터 '긴급안전조치' 명령까지 받았다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조치인가요?
-강북구청은 안전사고가 발생한 미아점에 대해 지난 25일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 특별법(시특법)에 따라 정밀한 안전진단을 요구하는 '긴급안전조치'를 내렸습니다. 구청의 긴급 안전조치 명령은 해당 시설물 사용제한뿐 아니라 최대 사용금지나 철거 명령까지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제재 강도가 센 편인데요. 백화점 같은 대형건축물은 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그만큼 시설물 안전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롯데백화점 측은 평소 시설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요?
-상시 시설관리 및 안전점검은 백화점 측이 담당합니다. 백화점 측은 외부 구조안전진단 업체를 통해 연 2회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업계에선 이번 사고 원인을 관리 부실 문제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관계자는 "나머지 유리는 외부 구조안전진단 업체에 의뢰해 사고 발생일인 지난 24일부터 4일간 크레인 6대를 동원해 크랙(균열) 유무 등을 전수 검사해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진단 결과를 27일 오후 구청에 제출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안전사고와 관련해 롯데백화점 홍보팀 위기관리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던데.
-네. 취재진이 미아점 안전사고 관련 현장 취재를 마치고 대책 등을 묻기 위해 홍보팀에 여러 번 연락 했는데요. 마치 '무대응'이 전략이라는듯 백화점 담당자 모두 계속 회의 중이라며 전화 연락을 회피했습니다.
-비판적 질문을 원천 봉쇄하고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해 답변하겠다' 이런 것일까요?
-안전성 입증하는 자료 등을 요구하는 취재진에게 '왜 이런 (부정적인) 것만 취재하나', '왜 우리가 내부 자료까지 공개해야하나', '지금 불러준 부분만 적어 달라'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이슈에 침착하게 대응하며 원활한 소통을 통해 취재에 협조하는 경쟁사 홍보 담당자들과는 크게 대조적인 모습이죠.
-시설물 안전성 입증 자료는 롯데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알 권리'와도 연관된 문제인데요.
-네. 백화점 측이 공식 문건을 통해 안전점검 여부를 확인해 주면 고객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죠. 그러나 백화점 측은 이번 사고에선 고객 불안감 해소 방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처럼 안전이슈와 관련한 민감한 반응에 대해 업계에서는 2014년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안전성 논란을 많이 언급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공사 과정뿐 아니라 준공 이후에도 끊임없이 안전문제가 불거져 롯데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안전불감증 논란'에 시달려 와서 안전이슈에 대해 지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비판적인 내용을 취재하는 기자 '입 막기'보다는 안전사고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업계에선 올 초 이선대 롯데백화점 상무 총괄 하에 롯데쇼핑 통합 홍보실이 신설됐는데 위기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시각도 많습니다. 기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했고 심지어 답변과 자료 요청에도 비협조적으로 일관해 커뮤니케이션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뒷말'도 나옵니다. 후속 취재 중이었던 27일 백화점 담당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통합 홍보실이 과연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홍보 컨트롤타워 역량에도 의문 부호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번 미아점 사고 발생 시 롯데백화점 한 관계자가 한 매체에 사고 원인을 폭염 탓으로 돌렸는데요. 폭염에 유리창을 접착해둔 실리콘 부분이 녹아 파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었죠. 이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부실시공이라면 몰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답변이 문제가 되자 롯데백화점 홍보팀 관계자가 '잘못된 설명이었다'고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롯데쇼핑 통합 홍보실은 중장기적으로 원롯데 시너지를 위해 '원 보이스 원 메시지(One voice, One message)'를 강조한 바 있죠. 미아점 안전사고에선 이 같은 내부 방침도 지켜지지 않아 '원롯데 시너지'까지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 '맛' 살린 BAT코리아 '글로2', 가격인상 극복할까?
-이번 주에는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이하 BAT코리아)가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후속 '글로 시리즈 2(이하 글로2)'를 선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새로운 글로2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킬까요?
-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BAT코리아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글로 후속 모델 글로2를 오는 30일 출시합니다. 담배 제조사들이 정확한 판매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아이코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해 글로가 고전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BAT가 글로2에 어떤 신무기를 장착했을지 일찌감치 관심이 쏠렸고, 지난 23일 그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글로2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디자인입니다. 기존 모델과 비교했을 때 색상과 중간에 띠를 두른 것을 제외하면 변화가 없다는 점입니다. 전작보다 한층 고급스러워진 투톤 컬러가 눈에 들어오지만,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BAT가 글로의 사각 디자인을 고수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기존 글로의 히팅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2 디자인을 손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아울러 BAT코리아 관계자는 일반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이동한 흡연자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연초와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경쟁사들이 연초와 비슷하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디자인하고 있는 것과 상반돼 눈길을 끕니다.
-그렇다면 글로2가 내세우는 강점은 무엇일까요?
-BAT코리아는 글로2와 함께 전용 담배 '네오' 6종도 함께 출시합니다. 제가 이번 글로2 공개 행사에서 글로2와 네오를 이용해봤는데요. BAT가 디바이스인 글로2보다 전용 담배 네오에 좀 더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네오는 브라이트 토바코, 다크 토바코+, 스위치, 프레쉬, 퍼플, 부스트+ 등 총 6가지 맛으로 출시합니다. 브라이트 토바코와 다크 토바코+ 등은 고유의 담배 맛을 내며 스위치는 고유의 담배 맛이지만 캡슐을 터뜨리면 상쾌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프레쉬는 민트 맛, 퍼플은 달콤한 맛을 냅니다. 특히 '+'가 붙은 제품은 더 강한 맛, 강한 타격감을 제공합니다.
-네오 6종은 기존 던힐 네오스틱에서 제공하는 맛과 비슷하지만 타격감을 좀 더 끌어올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앞서 일부 이용자들이 던힐 네오스틱의 약한 타격감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네오는 이를 보완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담배 맛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기존 던힐 네오스틱이 4300원이었는데, 네오는 4500원에 판매될 예정입니다. 경쟁사들이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담배를 4500원에 판매했을 때 BAT코리아만 4300원에 판매해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는데, 앞으로는 가격 측면의 메리트가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BAT코리아 관계자는 "제품 개발 비용에 따라 가격이 인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네오가 기존 제품보다 더 풍부하고 깊은 맛을 제공하는데, 그러면서 가격까지 동결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윤석헌 금감원장 정무위 '데뷔전'…금융사 전쟁·금융위 불화설 등 해명
-지난 5월 취임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정무위원회 '데뷔전'을 치렀죠. 정무위에서 금융 관련 현안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오갔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네, 윤 원장은 지난 25일 처음으로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업무 보고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업무보고는 윤 원장이 추진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과제들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죠. 윤 원장 답변은 '소비자 보호'라는 본인 신념이 강력하게 드러났습니다.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다 보니 윤 원장이 최근 '금융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잖아요?
-그렇습니다. 이달 초 금융혁신 과제를 발표하며 윤 원장은 강도 높은 금융권 종합검사의 부활을 알리고 필요하다면 금융사와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었죠. 이에 정무위가 "금융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금융사와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을 했습니다. 윤 원장은 표현이 다소 과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금융산업에 대해 감독 이슈가 흔들리는 때가 있어 소비자를 보호하고 산업 신뢰를 구축해야 금융산업의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던 중 표현이 거칠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윤 원장의 기존 태도가 변화된 면도 있었다고요?
-윤 원장은 취임 전 '은산분리 완화'를 강력하게 반대해왔는데요. 이 때문에 윤 원장 취임 후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또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죠. 하지만 이번 정무위원회에서 윤 원장은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는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 강경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죠.
-금융위원회와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최근 들어 특정 이슈에서 금융위와 금감원 입장이 미묘하게 다른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 기관 사이에 이른바 '기(氣)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었는데요. 정무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죠. 특히 근로자 추천 이사제와 관련해 금감원은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금융위원회는 우회적으로 반대를 나타내 "두 기관 입장 정리가 아직 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금융위가 가진 생각과 윤 원장이 취임 전 가지고 있던 시각이 달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견해가 다르게 보인 것도 맞지만 금감원장도 금융위와 생각을 맞춰가겠다고 얘기했고 두 기관장 간에 생각이 같은 점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원장 역시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을 함께 고려해 맞춰나가겠다"고 답했죠. 앞서 말한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윤 원장의 태도 선회도 금융위와 견해 차가 없다는 것을 표출한 셈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강경파'로 꼽히는 윤 원장이 본인의 소신을 주장하면서도 금융위와 이견을 조율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인상 깊네요. 앞으로 금융당국 두 기관이 함께 '소비자 보호'와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배우 지진희, 블랙베리 스마트폰 바닥에 던진 이유
-지난주 새로운 스마트폰이 소개됐죠. 특유의 물리적 자판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 블랙베리의 제품인데요. 이번에 '키투'라는 제품이 국내 출시됐다고 합니다.
-블랙베리는 '키투' 출시 다음 날인 27일 국내 출시 기념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이날 행사는 알란르준 블랙베리 모바일 글로벌 대표의 방한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죠. 특히 배우 지진희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배우 지진희가 제품 홍보를 맡은 것이군요.
-맞습니다. 그는 블랙베리 제품을 선호하는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데요. 사진 촬영은 물론 직접 무대에 올라 "이전에는 블랙베리 제품을 사기 위해 외국을 방문하거나 카페 모임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블랙베리와 같은 멋진 휴대전화를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게끔 노력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죠.
-제품을 소개하면서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던데.
-신제품 '키투'의 뛰어난 내구성을 몸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었는데요. 지진희는 파손되지 않은 제품을 보여주며 "이래서 좋다. 다른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는 액정이 다 깨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다른 제품은 액정을 보호하기 위해 케이스를 끼울 수밖에 없다. 블랙베리 제품은 케이스를 끼우지 않고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며 블랙베리 제품의 장점을 적극 홍보했죠.
-이외에도 지진희는 '키투'에 대해 "감동적"이라며 "블랙베리 제품은 블랙베리만의 감성이 있다. 키보드를 눌렀을 때 느낌을 한번 경험하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취재진을 향해 "마음 같아서는 직접 사서 드리고 싶을 정도인데 김영란법 때문에 그럴 순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아주 적극적인 모습이었군요.
-'열혈 홍보맨'을 자처한 셈인데요. 특히 "금요일 오후 11시 방영하는 '거기가 어딘데'를 보시면 블랙베리 '키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출연 프로그램과 제품을 함께 소개하는 등 재치있는 입담으로 행사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