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삼양통상家 4세, GS 경영권 눈독 들이나

GS그룹 오너가(家) 일부 4세들이 ㈜GS 지분을 늘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은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허세홍 GS글로벌 대표이사, 허윤홍 GS건설 전무,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더팩트 DB, GS

고(故)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 손자들, 최근 2년간 GS 지분 매입 열올려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GS그룹 경영 일선에서 활약 중인 '홍(烘)'자 돌림의 삼양통상가(家) 4세들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5년과 2016년 GS그룹 경영 일선에 등장한 허준홍, 허세홍, 허서홍 등 삼양통상가 4세들이 GS그룹 지주회사 ㈜GS 지분율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GS그룹 오너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이끄는 삼양통상은 피혁원단, 자동차용 카시트를 생산하는 원피가공업체다.

특히 눈여겨볼 만 한 대목은 허서홍 등 삼양통상가 4세 지분율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GS그룹과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고(故) 허준구 전(前) LG건설 명예회장 일가 4세들인 허윤홍, 허철홍, 허치홍 등은 최근 2년간 지분율이 소폭 변동하거나 정체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양통상가 4세들이 향후 GS그룹 경영권 경쟁을 염두해 전략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양통상 등 GS그룹 오너가 4세들은 지난 2015년 12월 임원 인사를 통해 경영 전면에 대거 배치됐다. 당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 허준홍 GS칼텍스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으며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 GS에너지 부장은 상무로 신규 선임됐다.

GS 창업주 고(故)허만정이 할아버지이고 고(故) 허정구 전(前) 삼양통상 명예회장이 아버지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허광수 회장과 형제지간이다.

이와 함께 허창수 GS그룹 회장 외아들 허윤홍 GS건설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2016년 11월에는 GS가(家) 4세 가운데 최고 연장자인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이 GS글로벌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그는 4세 가운데 처음으로 회사경영을 전적으로 책임지게 됐다. 허세홍 대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아들이다.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승진한 허윤홍 전무는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 손자다.

이들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GS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준홍 전무 지분율은 2016년 2월 1.67%에서 올해 7월 1.99%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허세홍 대표는 1.43%에서 1.54%로, 허서홍 상무는 0.93%에서 1.34%로 상승했다. 또 허윤홍 전무는 0.49%에서 0.53%로 소폭 늘었다.

허준홍 전무가 2%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하면서 4세 가운데 그룹 영향력이 가장 큰 상황이다. 허서홍 상무는 부장 시절 지분율 1%를 밑돌았지만 임원 승진 이후 지분 확대에 힘써왔다. 또 허세홍 대표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지분 매입을 수 차례 시도하며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4세들의 GS 지분율이 증가하는 동안 부친인 3세 지분율은 줄어들었다. 허준홍 전무의 부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지분율은 2.85%에서 2.40%, 허세홍 대표 부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2.40%에서 1.75%, 허서홍 상무 부친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은 2.70%에서 2.19%로 감소했다. 반면 허윤홍 전무 부친 허창수 회장의 지분율(4.75%)은 변동이 없었다. 허창수 회장의 GS 지분율은 2010년 이후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최근 2년여 동안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의 직계 자손 지분율이 변동한 것과 달리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 아들·손자들의 지분율은 허윤홍 전무를 제외하고 변화가 없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허정구 창업주 손자들이 일찌감치 경영에 참여한 만큼 그룹내 영향력이 두드러지게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GS는 승계 원칙이 명확하지 않아 경쟁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분율이 요지부동인 허준구 명예회장 직계자손들에 대해 "허창수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는데 그 자식과 조카들이 그룹 주식을 늘리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은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답변하기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삼양통상家에서 GS그룹 회장 나올까?

지주회사 ㈜GS는 올해 7월 기준 오너일가 48명과 사회복지법인 동행복지재단이 47.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들은 1~5%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데 허용수 GS EPS 부회장이 5.26%로 최대주주이며 허창수 회장이 4.7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LG그룹이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GS그룹은 그렇지 않다. GS그룹이 장자 승계 원칙을 따랐다면 GS그룹 경영권은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에 이어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가져왔어야 한다.

앞서 G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 할 때 허준구 명예회장이 이를 앞장서서 추진한 반면 허정구 창업자는 개인 사업이었던 삼양통상 경영에 집중했다. 결국 GS그룹 지배권이 허준구 명예회장에게 돌아갔고 이후 장남 허창수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됐다. 아울러 허준구 명예회장의 차남 허정수 씨는 GS네오텍 회장, 3남 허진수 씨는 GS칼텍스 회장, 4남 허명수 씨는 GS건설 부회장, 5남 허태수 씨는 GS홈쇼핑 부회장 등 그룹과 주력 계열사를 도맡아 이끌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4촌 형제들도 그룹 요직에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를, 허연수 대표는 GS리테일, 허용수 부사장은 GS EPS 등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GS그룹은 집단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별다른 잡음을 내지 않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GS그룹은 가족회의를 통해 그룹의 중대사를 결정하고 있다. 집단 경영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가족 간 합의가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허창수 회장의 ㈜GS 지분율은 4.75%로 허용수 GS EPS 부회장(5.26%)에 이어 2대 주주다. 허 회장 지분율은 지난 2010년 이후 변함이 없다. /더팩트 DB

GS그룹이 허창수 회장을 중심으로 집단 경영 체제로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 삼양통상가 4세들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4세들 움직임과 승계 속도로 볼 때 향후 GS그룹 경영권을 삼양통상가에서 가져가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삼양통상가의 가장 큰 어른인 허남각 회장 나이가 81세 고령이고 아들 허준홍 전무가 경영 전면에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승계 작업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허남각 회장이 고령인만큼 지분승계를 위한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허남각 회장의 동생인 허동수·허광수 회장도 각각 76세, 73세로 일흔을 훌쩍 넘긴 가운데 아들들은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허동수 회장의 아들 허세홍 대표는 4세 가운데 가장 먼저 GS그룹 계열사를 맡게 됐고 허광수 회장 아들 허서홍 상무는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반면 허준구 명예회장의 직계 자손들은 삼양가 4세 움직임과 비교하면 잠잠한 모습이다.

이는 집안 최고 어른인 허창수 회장이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허창수 회장은 올해 71세로 허준구 명예회장 직계 자손들 가운데 유일하게 일흔을 넘겼지만 그룹 총수를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을 맡으며 대내외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 4명은 모두 60대로 사회적으로 한창 활동할 시기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이들 자녀들은 경영권 경쟁보다는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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