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도급업체 자료 빼돌린 두산인프라코어에 과징금 3억7000만 부과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하도급업체 기술자료를 유용한 두산인프라코어(이하 두산인프라)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중소기업 기술유용 근절에 첫 처벌 대상이 됐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두산인프라에 과징금 3억70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 및 관련 직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는 지난 2015년 말 '에어 컴프레셔(압축 공기를 분출하는 굴삭기 장착 장비)' 납품업체 '이노코퍼레이션'에 납품가격을 기존보다 18% 낮춰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에 두산인프라는 이노코퍼레이션의 에어 컴프레셔 제작도면 31장을 자신이 새로운 공급처로 지목한 제3 업체에게 2016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총 5차례 걸쳐 전달해 해당 장비를 개발하게 했다.

이후 제 3업체가 두산인프라로부터 받은 도면으로 에어 컴프레셔 납품을 시작하자 이노코퍼레이션은 2017년 8월 공급업체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또한 공정위는 두산인프라는 또 다른 하도급업체 '코스모이엔지'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혐의도 지목했다. 공정위는 두산인프라가 지난해 7월 냉각수 저장탱크 납품업체 코스모이엔지 요청을 거절하고 다른 사업자에게 해당 도면 총 38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정위의 두산인프라 제재는 지난해 9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후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 근절을 선언한 이후 첫 처벌 사례로 꼽힌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사업자의 기술유용은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한 기술을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중소기업의 혁신 유인을 저해한다"며 "우리 산업의 경쟁력 약확를 초래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로 이번 조치를 통해 기술유용에 대한 공정위의 엄정한 대처 의지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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