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대기표 대신 진동벨'…'자연' 입은 하나은행 컬처뱅크

KEB하나은행이 자연주의 콘셉트의 컬처뱅크 3호점을 열었다. /잠실=이지선 기자

자연 아뜰리에 컨셉으로 문화공간 마련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KEB하나은행이 세번째 '컬처뱅크'를 열었다. 자연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은행 점포를 보다 친숙한 공간으로 바꿨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점포 이용률이 주는 추세에 따라 은행 점포를 금융 서비스와 문화 콘텐츠를 함께 공급하는 공간으로 재편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10일 잠실 레이크팰리스 지점에 '컬처뱅크 3호점'을 열었다. '공예'가 콘셉트인 방배서래점과 '서점' 콘셉트의 광화문역 지점에 이어 이번에는 '자연주의 카페'를 표방했다.

'자연'을 담은 은행으로 바뀌었다는 하나은행 잠실 레이크팰리스 지점을 방문해봤다. 컬처뱅크 3호점은 입구에서부터 '식물'로 가득차있었다. 베리띵즈 스튜디오가 내세우는 '자연주의' 콘셉트에 걸맞게 커다란 나무 화분부터 테이블 위의 크고 작은 화분들로 '정원' 느낌을 냈다.

인테리어는 대부분 나무 느낌의 소재로 채워 '정원'과 '자연'느낌을 강조했다. 점포 한 켠에는 '도심 속 자연'을 주제로 한 기획상품의 전시·판매 공간도 마련돼있었다.

하나은행 컬처뱅크 3호점에서는 종이 대기표 대신 진동벨을 나눠줬다. /이지선 기자

출입구 바로 앞에 카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안쪽으로 들어가야 은행 창구가 있었다. 고객들에게는 은행 대기표 대신 '진동벨'을 나눠줬다. '카페'를 따라하면서도 대기표로 주로 쓰이는 '종이'를 대신하는 것이라 '자연주의'에 충실하려는 모습이었다.

은행 창구는 3곳 뿐이었다. 별도로 VIP고객을 위한 장소도 마련돼 있었지만 일반 점포를 봤을 때 은행보다 '카페'와 '휴식공간'등이 차지하는 자리가 더 넓어 확실히 기존 은행과는 다른 느낌을 줬다.

'컬처뱅크'는 하나은행이 기존 점포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프로젝트다. 은행 점포는 대부분 고객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입점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활성화돼 점포를 직접 찾는 인구가 줄어든 상태다. 이에 하나은행은 '좋은 접근성'이라는 이점을 살려 은행 점포를 동네 '문화공간'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하나은행 컬처뱅크 3호점은 퀸마마마켓 가드닝셀렉샵, 르메르디앙호텔 그린스페이스 등 가드닝 콘셉트의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베리띵즈 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만들었다.

일반 은행 창구는 3곳이었던 데 반해 카페나 휴식 공간은 넓었다. 곳곳에 식물들을 배치해 정원 느낌을 강조했다. /이지선 기자

업체와의 '콜라보'로 하나은행은 점포 이용률이 감소하는 추세에 따라 점포를 새로운 공간으로 바꿔 수익을 내고, 업체는 하나은행 점포의 좋은 접근성을 이용하고 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 서로 '윈-윈'하는 전략인 것이다.

하나은행은 추후 컬처뱅크 3호점에서 더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제공할 전망이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홈가드닝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3호점이 주거밀집지역인 잠실에 위치해 여성 고객들이 많은 만큼 여성 중심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컬처뱅크 프로젝트'도 계속 추진한다. 올해 안에 각 지역에 맞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외국인 쉼터' 등의 문화 콘텐츠를 소재로 활용해 2-3곳의 컬처뱅크를 더 오픈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미 오픈한 1호점에서는 '공예 클래스'를, 2호점에서는 '북 콘서트'와 같은 행사를 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응이 괜찮았던 만큼 앞으로도 컬처뱅크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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