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텔루라이드', 소하리 공장 인근서 로드 테스트 '포착'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가 지난 2016년 콘셉트카로 공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개발명 KCD-12)가 주행 테스트를 하는 장면이 10일 포착됐다. 전면과 측면, 후면 디자인을 가림막으로 가린 채 주행테스트에 나섰지만, 앞서 공개된 콘셉트카과 비교했을 때 전면 헤드라이트의 디자인이 매우 닮아 있다.
텔루라이드는 2년 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데 이어 같은 해 6월 열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텔루라이드가 공개된 이후 업계에서는 기아차의 플래그십 SUV의 국내 출시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기아차 측에서는 내년 중에 북미 시장에 텔루라이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국내 출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텔루라이드가 국내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일각에서는 북미 시장 출시와 비슷한 시점에 국내에서도 텔루라이드가 출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에 텔루라이드가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된 곳은 국내 최초 자동차 공장이자 기아차의 핵심 생산기지인 경기도 광명의 소하리 공장과 인접한 도로다. 소하리 공장은 기아차 최초로 출시된 스포츠 세단 '스팅어'와 올해 출시된 신형 K9 등 플리미엄급 차량들이 생산된다.
최근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모토어서러티 등 일부 외신에서 텔루라이드에 기아차 플래그십 세단 '더 K9'에 적용된 사륜구동 시스템 및 동일한 플랫폼을 적용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소하리 공장에서 플랫폼을 공유하는 신형 K9과 텔루라이드를 혼류 생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소하리 공장에서는 신형 K9과 스팅어, RV차량 '카니발' 등 3종을 혼류 생산한다.
기아차의 플래그십 SUV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하비'에 수년째 따라붙고 있는 '단종설', '후속 모델 출시설' 역시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과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경쟁하는 모하비는 지난 2008년 출시된 이후 10년 동안 눈에 띄는 디자인 변화 없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모하비가 아직 완성차 시장에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SUV 선호현상이 확산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수입 브랜드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상품성을 개선한 새 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가 공개한 텔루라이드의 제원을 살펴보더라도 모하비의 후속 모델로 거론되기에 어색함이 없다. 텔루라이드의 차체 크기를 살펴보면, 전장은 5010mm, 전폭 2030mm, 전고 1800mm로 모하비(전장 4930mm, 전폭 1915mm, 전고 1810mm)보다 80mm 더 길고, 115mm 더 넓은 전폭을 갖췄다.
아울러 텔루라이드는 270마력의 V6 3.5GDi 엔진과 130마력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400마력의 강력한 동력성능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ℓ당 12.7km 이상의 연비를 구현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으로 개발된다. 이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를 오는 2020년까지 22개 차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소형에서 SUV에 이르는 친환경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중장기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텔루라이드의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출시와 관련해 많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며 "새 모델이 국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협력업체 선정에서부터 거쳐야 할 준비 과정이 상당하기 때문에 단 기간 내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의미는 서로 다른 차종이 완전히 동일한 차체 뼈대를 사용한다는 개념이 아니다"며 "6~7개의 기본 플랫폼을 토대로 각 세그먼트별, 차종별 특화된 공정을 거쳐 특정 모델에 최적화하는 자체 뼈대를 만드는 것으로 텔루라이드가 (신형 K9과)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점만으로 국내에서 생산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