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침묵하지 말자" 거리로 나온 아시아나 직원들 집회 열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6일 오후 6시 20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내식 대란 사태와 관련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해 회사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한림 기자

아시아나 직원들 서울 광화문서 '노밀 사태' 규탄

[더팩트 | 서재근·이한림 기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기내식 대란' 사태와 관련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 소속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6일 오후 6시 2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집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는 검은 옷을 입은 채 '승객, 직원 굶기는 갑질삼구 OUT' '침묵하지 말자!' '1600억 기내식 대란 즉각 해결!'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을 손에 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일부는 집회 장소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피켓과 촛불을 나눠주기도 했다.

애초 집회 예정시간이었던 오후 6시가 되자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물론 대한항공직원연대와 일반 시민들도 계단에 모여 앉아 '힘 보태기'에 나섰다. 앞서 대한항공직원연대가 '오너갑질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 집회에 참여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신원을 감추기 위해 마스크와 선글라스·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숨길 것이 없다"며 일상복 차림 그대로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약 1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인 뒤 기내식 지연에 따른 보상 및 납품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일 숨진 기내식 납품업체 대표를 추모했다.

예정보다 조금 지연된 오후 6시 20분 집회가 시작하자 약 1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기내식 지연에 따른 보상 및 납품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일 숨진 기내식 납품업체 대표를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추모가 끝나자 집회 참가자들 앞에 아시아나항공 정비부문노조 대표가 마이크를 쥐고 "최대수용 인원이 1000명인 아시아나 사태 정상화 단톡방 3개가 모두 꽉 찰 정도로 경영진을 규탄하고자 하는 열망이 뜨겁다"며 "오늘 우리가 모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고인이 되신 하청업체 대표를 추모하기 위해서고, 또 하나는 우리가 왜 이런 대접을 받는지 경영진에게 묻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아시아나항공 케빈승무원 노조위원장 역시 "우리 스스로 우리의 권리를 사수해야 한다"며 "기내식 대란은 '예견된 사태'였다. 승객과 직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회 주최 측은 오는 8일에도 '기내식 대란' 사태의 원인과 회사 측의 현장 대응 미숙 실태를 고발하고, 박 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집회 주최 측은 오는 8일에도 기내식 대란 사태의 원인과 회사 측의 현장 대응 미숙 실태를 고발하고, 그룹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 지난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왔던 후프트한자 스카이세프그룹(LSG)와 기내식 공급 계약을 종료한 뒤 중국 하이난그룹 계열의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GGK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지난 3월 완공을 앞둔 GGK 신축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기내식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지자 아시아나항공 측은 지난달 15일 샤프도앤코코리아와 3개월 임시로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기내식 공급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면서 지난 1일 자정부터 국제선 운항이 지연되거나 일본 및 중국으로 떠나는 일부 항공편에 기내식이 아예 실리지 않는 등 '기내식 대란'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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