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 사흘 만에 첫 대국민 사과, 일부에서는 "알맹이 없다" 지적도
[더팩트 | 광화문=이한림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알맹이가 없는 '해명'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삼구 회장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함께 4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26층 대회의실에서 이번 기내식 대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회장은 이날 "제가 지난 1일 연세대학교 총동문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칭따오 병원 착공식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기자회견이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아시아나 기내식 사태로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스럽다"며 "유족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1600억 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존 기내식 공급 업체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다"며 "기내식 공급 업체 미래를 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녀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에 대한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는 "여성도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며 "예쁘게 봐 달라. 아들이나 딸이나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하면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능한 인력과 자원을 모두 투입한 만큼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기내식 공급 사태를 해결해 운항을 정상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허울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내식 공급 부족에 따른 연이은 지연 출발 등으로 고객 불만이 폭주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상화하겠다는 내용이 없이 감정에만 치우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1일 국제선 여객기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특히 이중 36편은 기내식이 없는 '노밀(No-meal)' 상태로 이륙했다. 다음날인 2일에도 같은 이유로 28편이 지연·노밀 출발했다. 3일과 4일의 경우 출발 지연과 노밀 상태로 이륙한 항공기는 50여 편에 달했다.
이런 와중에 박삼구 회장은 기내식 공급 문제로 인해 처음으로 항공기가 지연됐던 1일 중국 베이징 출장 비행기에 기내식을 싣고 정시에 출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또 같은 날 그룹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장녀 세진 씨가 그룹 계열사 금호리조트의 상무에 발령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기내식 대란이 터진 지 3일이 지난 후 기자회견을 마련했지만 기내식 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 지연·노밀 사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빠진 채 죄송하다며 감정에 호소했다"며 "최근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한진그룹 일가가 불러온 사회적 논란도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견디기 힘든데 또 다른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에서도 대형사고가 터져 당분간 업계에 깔린 부정적인 인식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