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팀,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본선 진출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제 7의 도시 팔렘방에서 막을 올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특별히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는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는 내로라하는 아시아 스포츠선수들이 예전처럼 정상을 향해 치열한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8회째인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경쟁의 장(場)이 운동장을 넘어 인터넷 공간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국내 게임 관계자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게임업계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의 의미는 남다르다. e스포츠가 시범 종목에 채택됐고 우리 국가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e스포츠가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시범 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LoL·롤)'와 '스타크래프트2'다. 이들 종목은 모두 우리가 강세여서 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크다.
게임강국이자 e스포츠 종주국인 대한민국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팀을 파견하기까지 길은 순탄치 않았다.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회원단체가 아니어서 국가 대표 선수 엔트리 제출 마감시한(지난달 31일)이 임박할 때까지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대전e스포츠협회가 대전체육회로부터 인정단체 가입 승인을 받아 최소 요건을 충족했고 지난달 30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준회원 승인을 통보받아 극적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게임산업은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는 도전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불모지였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실제로 이들 국가에서 개발된 게임들이 세계 시장을 휩쓸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리니지2 레볼루션' '던전앤파이터'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서머너즈 워' 등 수많은 대한민국 게임들이 세계 곳곳에서 'K-게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도적 뒷받침이 거의 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도전해 꿈을 이루어 낸 결과다.
게임이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온라인게임 성장을 막는 '셧다운제' 등 정부 규제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고 부정적 인식은 산업 저변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 출전도 극적으로 이루어졌을까.
이런 상황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이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2월 말 막을 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컬링·스켈레톤 같은 비인기 스포츠 종목들이 무명 설움을 딛고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이번 대회가 대한민국 e스포츠와 더 나아가 대한민국 게임산업 저력을 일깨워 준다면 인식 전환은 물론이고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e스포츠 국가대표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메달 색깔보다는 게임세대로 대표되는 이들이 온몸으로 땀 흘려 보여주는 도전정신과 최선을 다하는 당당한 모습 그 자체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일깨울 자랑스러운 '게임 대한민국'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