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AI 가속 솔루션 상용화…자사 서비스 '누구' 적용
[더팩트ㅣ을지로=이성락 기자] 내년 3월 차세대 이동통신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SK텔레콤이 5G 시대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관련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서비스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솔루션을 자체 개발한 데 이어 이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은 21일 오전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서비스 처리 속도를 높이는 'AI 가속 솔루션(AIX)'을 개발해 자사 AI 서비스 '누구'에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기반 AI 서비스에 AI 가속 솔루션을 상용화한 것은 SK텔레콤이 처음이다. 해외의 경우 구글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텔레콤 AIX는 손바닥 크기의 소형 카드 형태 가속기에 탑재된다. 이날 AIX 상용화 발표를 맡은 정무경 SK텔레콤 ML인프라랩 팀장은 "이번 솔루션 적용으로 '누구'는 기존보다 서비스 용량이 약 5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데이터센터 내 기존 AI 서버에 장착하면 딥러닝 연산 속도가 20배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AIX를 활용하면 별도 서버 증설 없이 AI 전체 서비스 용량을 늘리는 효과 외에도 GPU(그래픽처리장치) 방식 가속 솔루션 대비 전력 효율성도 16배 뛰어나 데이터센터 운용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정 팀장은 "쉽게 말해 AIX는 SK텔레콤의 AI 인프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AIX를 개발한 이유는 AIX가 AI 기술 역량 강화에 핵심이기 때문이다. AIX는 AI 프로그램과 AI 학습 데이터 등을 연산하는 컴퓨터 기술에 해당한다. 즉 AI 기술을 통해 활용 가치가 높은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AIX가 필요하고, 고도화된 AIX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SK텔레콤은 AIX 개발에 약 2년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누구'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누구'를 출시한 이후 해당 서비스가 내비게이션·키즈폰·셋톱박스 등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월간 실 사용자 수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8월 기준 11만 명이었던 '누구' 월간 실 사용자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3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원활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집·처리해야 할 데이터도 증가하고 있다. 추가 서버 증설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AI 가속기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실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SK텔레콤이 자체 기술을 통해 AIX를 상용화한 것은 굉장히 앞서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AI 연산 속도 및 전력 효율성을 보다 향상할 수 있는 '차세대 AIX'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2019년 AIX 2.0, 2020년 AIX 3.0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정 팀장은 "이번 AIX 개발을 통해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다른 대형 기업들보다 인력은 부족하지만, SK텔레콤 서비스에 집중한 맞춤형 솔루션을 만들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