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관련 모든 이해관계자 모이는 자리 조만간 마련할 듯
[더팩트|고은결 기자] 공개매각을 추진 중인 경남제약의 '새 주인 찾기'가 이해관계에 따른 당사자들의 극심한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경남제약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KMH아경그룹은 최근 경남제약 인수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법적 장치인 계약이행 보증금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의 주권 확보 움직임과 이희철 전(前) 경남제약 회장의 반발에 부딪혀 있던 경남제약의 경영 정상화 계획은 또 다른 변수를 맞아 예측불허의 상황 속으로 돌입했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경남제약 매각 과정에 불만을 제기하고 경남제약 경영진이 매각 절차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남제약 최대주주인 이희철 전(前) 회장도 매각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며 현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지난 15일 장마감 이후 공개매각 M&A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KMH아경그룹의 인수관련 이행보증금 납입과 양해각서 체결을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KMH는 지난 4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최대주주 변경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이행보증금을 이달 15일까지 납입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KMH는 최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과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신청 소송' 등 소송이 잇따라 불거지자 이행보증금 납입과 양해각서 체결 일정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KMH가 경남제약 최대주주가 된 후 회사를 정상화 하기로 했던 당초 사업계획도 불투명해졌다.
그동안 이희철 전 회장과 소액주주연대는 경남제약 공개매각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이 전 회장은 현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왔으며 소액주주연대는 경남제약 공개매각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 전 회장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아 현재 구속된 상태다. 경남제약은 법원 판결이 나자 이 전 대표에게 160억 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거래소는 이 전 회장의 회계 처리 위반 혐의에 따라 지난 3월 2일 경남제약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하고 주식 매매를 정지했다.
지난해 9월 경남제약이 손배소송을 제기하자 며칠 뒤 이 전 회장은 부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경남제약 지분 13.79%를 본인 명의로 실명 전환하고 회사 지분 20.84%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 전 회장은 현재 일부 지분을 팔고 12.95%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전 대표 외에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곳이 에버솔루션이다. 경남제약 지분 7.89%을 보유한 에버솔루션은 당초 이희철 전 회장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으나 불명확한 자금 출처 등이 문제가 돼 일부 지분만 매수했다.
이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경영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다음 주 중에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이희철 전 회장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은 지난 18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남제약은 경영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에 주주를 비롯해 에버솔루션, KMH, 현 경영진 등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경남제약이 19일 개최한 소액주주 대상의 기업설명회(IR)에서 나온 대목이다.
다만 소액주주연대와 에버솔루션은 경남제약 매각 과정이 불투명하며 경영 정상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19일 진행된 IR에서도 회사 측이 원론적 이야기만 반복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소액주주들은 또한 경영권 분쟁 소지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KMH가 단독 경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남제약은 오는 8월 17일 경남 의령에 있는 본사 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주총은 거래정지 이후 공개매각 M&A를 추진해온 회사 측에 반발해 소액주주들이 추진했다. 임시주총에서는 주주 제안으로 선임된 임시의장 및 신규 사내외 이사의 선임과 함께 정관 일부 변경, 현 경영진인 류충효 대표와 이창주 전무, 김재훈 사외이사 해임 등이 의제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