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장 노린 신제품 잇따라 출시…"이름값 하는 제품은 없어"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여름=비수기' 공식에 금이 가고 있다. 주요 제조사들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여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 다만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품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제품 출시 전까지 시장 공백을 메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름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신제품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가격대별로 제품군이 다양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의 최근 행보가 매섭다. 국내외에서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하며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국내 상황만 놓고 본다면 6~7월에만 'X' 시리즈와 'Q' 시리즈, 'V' 시리즈 등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달 들어 시장에 풀린 제품은 'X5'다. 지난 8일 출시된 이 제품은 4500mAh 대용량 배터리를 갖춘 실속형(출고가 36만3000원) 스마트폰이다. 업계는 LG전자가 자급제용인 'X2'도 곧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중가 모델인 'Q' 시리즈의 신제품도 이르면 다음 달 국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전용 펜을 탑재한 'Q스타일러스'는 독립국가연합(CIS)·북미·아시아 지역에서 먼저 출시된 뒤 국내 시장에 들어올 예정이다. 가격은 60만 원대로 예상된다.
'Q' 시리즈는 LG전자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라인업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춘 '준프리미엄폰'이라는 게 콘셉트였다. 여기에 스타일러스를 새롭게 더한 것이다. LG전자가 펜이 없는 형태의 'Q' 시리즈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LG전자는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 'V35 씽큐'도 다음 달쯤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의 이동통신사 AT&T를 통해 먼저 출시된 이 제품은 'G7 씽큐'와 흡사한 제품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LCD가 아닌 OLED 화면을 갖췄고, 노치 디자인(상단 화면 일부가 파인 형태)을 채택하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와 샤오미도 여름 시장을 노리고 있다. 두 회사는 아직 국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비와이폰' 등을 출시했던 화웨이는 이번에 자급제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자급제폰을 통해 외산폰의 한계를 넘고 판매 기회를 늘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어떤 제품이 출시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1종과 보급형 1종 등이 거론된다. 출시 시점은 7월 이후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 관계자는 "아직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휴대전화 유통업체 지모비코리아를 통해 '홍미노트5'를 다음 달 초·중순에 출시한다. 정확한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홍미노트5'는 5.99인치 화면에 퀄컴 드래곤 636 칩셋, 듀얼카메라 등을 갖췄고 출고가는 30만 원대 수준이다.
대형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여름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와이드3'를 출시한 이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출시 때까지 공백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신흥 시장 위주로 중저가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폰 모델의 경우에는 출시 시기가 특정되는 전략 스마트폰과 달리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출시하는 편"이라며 "필요에 따라 출시될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올여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뜨거울 전망이다. 저가폰·중가폰·프리미엄폰 등 가격대별로 제품군이 다양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지는 셈이다.
다만 잔칫상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을 확 늘릴 만한 주요 제품은 보이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이름값'하는 제품이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애플의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2'가 올여름 출시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애플이 지난 5일 진행한 세계개발자콘퍼런스 'WWDC 2018'에서 '아이폰SE2'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오는 9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여름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애플 등의 전략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시장 공백을 메운다. 대형 제조사의 신제품 공백기를 틈타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은 오는 9월 출시가 유력하다. 애플도 같은 달 별도 행사를 통해 '아이폰' 3종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