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공장 4000억 투자…'관세 폭탄' 대응 속도 내나

현대자동차가 엔진헤드 제조설비 등의 증설을 위해 미국 앨라배마 제조법인에 4190억 원을 투자한다. /더팩트 DB

현대차, 미국발 관세 폭탄 대응 마련 고심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미국 앨라배마 제조법인(HMMA)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현대차는 엔진헤드 제조설비 등의 증설을 위해 HMMA에 3억8800만 달러(4190억 원)을 투자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HMMA에 약 50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완성차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미국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 측은 "이번 투자는 미국 제조법인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이미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사안이다"며 "차세대 엔진인 신형 세타3 엔진 투입에 따른 시설 개보수 개념으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는 견해다.

그러나 관세 부과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해도 미국 정부의 자국보호무역 기조가 뚜렷한 만큼 현대차의 현지 투자 및 생산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자사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신형 모델의 현지 생산을 확정한 데 이어 고급차 브랜드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제네시스의 현지 생산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가 이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은 향후 제네시스의 현지 생산 기지로 유력하게 꼽힌다.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제조법인 투자와 관련해 완성차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미국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지 생산 확대를 시행에 옮기기 위해 현대차에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과제는 노조의 반발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출을 위해 국내서 자체 생산하는 물량 비중이 35%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내외 생산 기지 간 비율 조정에 나선다면 노조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미국발 관세 부과에 대한 대안으로 현대차가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선택한다면 이와 연계된 부품업체 역시 미국 현지로 생산라인을 옮겨야 한다"며 "그러나 현대차가 국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국내 일자리 창출 및 관련 산업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관해 내부적으로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문제는 생산 라인을 확대해야 하는 등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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