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회유한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경비원, 가사 도우미를 상대로 한 폭언, 폭행 등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명희 이사장에 대한 경찰의 첫 소환조사가 진행됐다. 이명희 이사장은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만큼 조사 예정 시간 2시간 전부터 서울청 내외에는 20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들로 붐볐다.
이명희 이사장은 예정된 출석 시간보다 4분 앞선 오전 9시 56분 서울지방경찰청에 도착했다. 서울청 정문까지 차량을 타고왔고 내린 후 포토라인까지 고개를 숙인 채 걸어들어왔다.
네이비색 정장차림에 푸른색 스카프를 두르고 포토라인에 선 이명희 이사장은 갑질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만 반복했다.
이어진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가위나 화분을 던진 게 맞냐' 등의 질문에도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 경찰 조사에 성실이 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회유를 시도한 적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즉답하며 조사실로 향하는 계단에 올랐다.
경찰은 이날 이명희 이사장을 상대로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작업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밀친 혐의(업무방해·폭행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2013년 여름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 작업자들에게 폭언 및 폭행 혐의, 운전기사 등 수행원들에게 상습적인 욕설 의혹 등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CCTV 등 증거자료, 이명희 이사장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폭행처벌법(모욕, 상해,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과 특수폭행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처벌법상 상습폭행, 특수폭행죄 등은 합의 여부와 관계 없이 처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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