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라돈 침대' 공포·불안감 호소 줄 이어…2800명 집단소송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모델이 기존 7종에서 14종이 더 늘어난 가운데 소비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집단소송 참여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5일 정부가 대진침대 모델 중 14종이 라돈 및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에 의한 연간 피폭선량이 법에서 정한 기준(1mSv 이하)을 초과했다고 추가로 공개하면서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라돈 침대'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건강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줄 잇고 있다.
대진침대 피해자들이 모인 한 SNS 단체방에는 "새로 발표된 '라돈 침대'에서 신생아도 재웠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대진침대를 11년 사용하고 폐가 안 좋아졌다. 건강 이상이 생긴 사람들 피해 보상해줘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리콜 지연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리콜 신청하고 기다리는 중인데 소송을 대비해 당장 버릴 수도 없고 폐기도 불가능해서 너무 답답하다"며 "대진침대 측 연락이 닿지 않아서 포기하고 그냥 침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집단소송에 참여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원안위에서 받은 밀봉비닐을 씌워놓고 있는데 정부에서 발표만 하고 아무런 대책이 없다. 밀봉비닐을 뚫고 라돈이 방출될까봐 불안해서 아예 방까지 폐쇄했다"고 밝혔다.
'라돈 침대' 사용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교환 받은 침대 매트리스에서도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확산하면서 제품 교환이 아닌 전량 수거해 폐기 처리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정부는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모델 14종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파워그린슬리퍼플래티넘 ▲그린슬리퍼 ▲프리미엄웨스턴(슬리퍼) ▲파워트윈플러스 ▲로즈그린슬리퍼 ▲프리미엄파워그린슬리퍼 ▲(파워그린슬리퍼)라임 ▲아이파워플러스슬리퍼 ▲아이파워그린 ▲아르테 ▲파워플러스포켓 ▲파워그린슬리퍼R ▲그린헬스1 ▲파워그린슬리퍼힙노스 등이다.
앞서 대진침대가 라돈 성분을 방출하는 '음이온 파우더'(모나자이트)를 매트리스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모델은 ▲뉴웨스턴슬리퍼 ▲그린헬스2 ▲네오그린헬스 ▲모젤 ▲벨라루체 ▲웨스턴슬리퍼 ▲네오그린슬리퍼 등 7종이었다.
14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라돈 침대'는 총 21종으로 늘었다. '라돈 침대'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소비자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소송'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개설된 해당 카페 가입자 수는 이날 오후 기준 1만5700여 명이며, 1차 고소인만 2800명에 달한다.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태율 측은 다음 주에 2차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의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대진침대 사태 관련 소비자상담 3741건 중 분쟁조정을 원하는 소비자가 180명을 넘어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도 신청됐다. 집단분쟁조정 절차는 물품 등으로 같거나 비슷한 유형의 피해를 본 소비자가 50명 이상이면 개시할 수 있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성립된 결정 내용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사업자가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결정에 동의하면 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소비자에 대해서도 보상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도 대진침대 사태에 대해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협은 정부에 주요 유해물질 관리를 강화하고 음이온 함유 제품을 전수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대진침대 매트리스 사용자에 대해 폐암 위험성을 확인하는 역학조사를 진행해야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