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급증, 정부 규제나서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 상륙 1년 만에 흡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5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국내 출시됐을 때 '타르 없고 냄새 덜 나는 담배'로 흡연자들의 호기심을 끌었지만, 이제는 연초 대체재로 입지를 다지는 모양세다.
이달 보건복지부와 담배업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내 출시 11개월 만에 1억6300만 갑(한 갑당 20개비)이 팔려나갔다. 월 판매량은 2017년 5월 100만 갑에 불과했지만 7월에 1000만 갑을 돌파했고 9월엔 2000만 갑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제 담배 시장의 10%(2018년 3월 기준)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수도권의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급기야 보건당국이 규제에 나섰다. 복지부는 올해 12월 말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암 유발을 연상시키는 그림을 붙이는 등 연초와 같은 수준의 경고그림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성능이 중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했다. 일본에서 먼저 판매된 아이코스는 국내에 입소문을 타면서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코스의 세련된 디자인은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 뒤를 이어 BAT코리아가 글로를 출시했으며 KT&G에서는 릴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와 릴은 후발주자인 만큼 아이코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업계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60%, KT&G의 릴이 30%, BAT코리아 글로가 1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코스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향후 판세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담배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의 수명을 1년으로 보고 있다. 아이코스의 교체주기가 다가왔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필립모리스가 언제쯤 아이코스 후속작을 선보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BAT코리아도 차세대 모델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지만 정확한 출시 일정과 제품 사양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해외 담배업체들이 신모델 출시에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KT&G가 가장 먼저 카드를 공개했다. KT&G는 오는 23일 '릴 플러스'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듀얼 히팅 기술을 적용해 전용 스틱을 골고루 가열, 부드럽고 균일한 흡연이 가능하다. 또 쉽고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다. 이전 모델을 한 층 개선해 소비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개월 내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 교체 수요는 약 50만 대로 예측된다.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디바이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