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팝체인, 타 거래소 상장 후 거래 지원할 예정"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세계 최초로 진행하려 했던 가상화폐 팝체인(PCH) 상장 계획이 무산됐다. '폰지사기'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빗썸은 16일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확인되지 않는 여러 가지 허위 사실들이 시장에 유포돼 팝체인 거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며 "이러한 상태에서 팝체인 상장을 진행하는 것은 시장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상장 지연 이유를 밝혔다. 빗썸은 팝체인이 타 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빗썸은 팝체인을 17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팝체인은 팝콘TV와 셀럽TV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제작 과정에서 발행되는 암호화폐다. 현재 전 세계 어느 거래소에도 등록돼 있지 않으며, 빗썸이 처음으로 상장을 시도했다.
하지만 팝체인을 두고 폰지사기(다단기 금융사기) 논란 등이 불거졌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이더스캔에 따르면 15일 기준 팝체인 보유자는 20여 명에 불과했고, 이 중 2개 계정이 전체 보유량의 90%가량을 갖고 있었다. 16일 팝체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자가 유입됐지만, 상위 3명의 보유 비중이 65%에 달한다.
신규 투자자가 진입할 경우 기존 투자자 극소수가 이익을 보는 구조인 것이다. 특히 빗썸코인 개발자가 팝체인 개발에 참여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의혹은 더욱 커졌다.
팝체인은 지난달 30일 발행을 시작했을뿐더러 ICO(가상화폐공개)도 거치지 않았다. 빗썸은 그동안 코인 상장을 할 때 항상 ICO를 거쳤는데, ICO 전에 상장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빗썸에 팝체인 상장을 중단하고 재검토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팝체인 상장과 관련해 빗썸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글도 등장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빗썸 코인상장 합당성 전수조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팝체인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코인으로 이 부분은 커뮤니티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며 "팝체인 상장배경과 일부 코인홀더에 대한 전수조사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빗썸 측은 관련 논란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코인 개발자가 팝체인 개발에 참여한 것은 맞다"면서도 "해당 개발자는 다양한 코인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데, 빗썸과 팝체인 관계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ICO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일반 투자자 상대의 ICO는 진행하지 않았지만, 투자금 모집 신청은 5월 초 20개 기관을 대상으로 완료됐다"며 "ICO는 무조건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