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박정빈 신원 부회장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덕을 봤다고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있다. /여주=남용희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김민구·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서민지·안옥희·고은결·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서민지 기자] -'가정의 달'인 5월에 들어서도 다양한 이슈들로 가득찬 한 주를 보냈습니다. 소위 '콩밥' 먹는 교도소 생활을 끝내고 '쌀밥' 먹는 집으로 돌아온 재계 인사들의 이야기부터 다뤄볼까 합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박정빈 신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했는데요. 박 부회장이 장 회장 덕(?)에 편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지난달 30일 여주교도소 현장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박정빈 부회장(왼쪽 위)이 실형 만기 6개월을 앞두고 여주교도소에서 가석방됐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횡령 혐의로 구속된 뒤 2016년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확정 선고받았다. /신원 제공, 더팩트 DB

◆동국제강 회장 덕에 조용히 귀가한 신원 부회장?

- 장세주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여주시 여주교도소에서 만기 6개월여를 남기고 가석방으로 풀려났습니다. 장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가석방 대상자 60여 명의 무리 속에서 함께 걸어 나왔는데요.

-장세주 회장이 담담한 표정으로 교도소 정문을 나서자 회사 관계자들과 취재진 10여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장 회장은 출소 소감과 경영 복귀를 묻는 말에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장 회장은 긴장된 표정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이후 회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땐 출소를 실감했는지 미소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날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장 회장의 아들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와 동생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도 여주교도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박정빈 부회장은 직접 보지 못했다면서요?

-박정빈 부회장도 이날 출소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알게 돼 인터뷰를 시도하기 위해 준비했는데요. 장세주 회장의 인터뷰에 집중하는 사이 박 부회장이 기자들 눈에 띄지 않아 수월하게(?) 귀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원 관계자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가석방 대상자들과 함께 나온 뒤 마중 나온 가족과 함께 떠났다고 하네요.

-두 사람이 가석방되면서 경영 복귀가 관심사로 떠오르는데요. 복귀 시점은 언제쯤이 될까요.

-장세주 회장과 박정빈 부회장 측 모두 경영 복귀에 대해서 논의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오는 10월 형이 종료되는데요. 당분간 몸을 추스르며 복귀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가석방 취지에 맞는 행보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석방은 죄를 뉘우친 수형자를 사회에 내보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돕자는 게 목적이죠. 그 대상자가 기업인이라면 복귀 첫 행보가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일일 겁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3일 경기도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자사 최초 고성능 라인업 N의 한국 출범을 선언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작심하고 홍보맨 자처한' 현대차 엔지니어들, '강풍'도 막지 못한 홍보전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격이죠.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에서 국내 시장에 최초로 자사 고성능 라인업 'N'을 론칭했다고요?

-네, 지난 3일 경기도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이하 남양연구소)에서 'N'의 한국 출범과 동시에 다음 달 출시 예정인 '벨로스터 N'의 미디어 사전 체험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남양연구소는 정식 출시를 앞두거나 개발 단계인 현대기아자동차 새 모델은 물론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각종 장비나 경쟁사에서 제작한 다양한 세그먼트의 자동차들에 이르기까지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은 회사만의 비밀, 비법, 비기(秘記)로 가득한 곳인데요. 출입문에서부터 기자들의 노트북,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기본이고, 촬영이 가능한 모든 영상기기를 보안요원들이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현대차가 아주 작심한 듯 고성능 차 개발을 위한 핵심 기지라고 할 수 있는 R&H 성능개발동을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특히, 타이어와 서스펜션, 모듈 등을 시험하는 갖가지 시험장비를 직접 시연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전 세계에서 단 3대밖에 없는 'K&C 장비'도 공개했죠. 다양한 주행성능에서 서스펜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측정하는 장비인데 미국 업체가 제작한다는 것까지만 알려주고, 장비 가격은 끝까지 비밀로 하더군요.

-개발동 밖에서도 고성능차 홍보가 한창이었다고요.

-이날 개발동 야외 공간에는 '벨로스터 N' 특별 전시장이 마련됐는데요. 고성능차 특유의 배기음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체험 존 외에도 현대차가 고성능 모델의 선회 성능 개선을 위해 최초로 자체 개발한 'N 코너 카빙 디퍼렌셜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신기술을 설명하는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문제는 현대차 측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강풍이었습니다. 이날 서울에서는 때아닌 우박이 쏟아져 화제를 모았는데, 남양연구소는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강풍이 극성을 부렸죠. 일부 기자들은 바람을 견디지 못해 일찍이 이동, 버스 안으로 몸을 옮기기도 했는데요. 야외 전시장에서 파트별 설명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에게는 이 같은 바람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벨로스터 N' 로고가 찍힌 하늘색 반팔 유니폼만 입은 상황에서도 "이쪽으로 오셔서 설명 한 번 들어보시죠"라며 적극적인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들의 정성(?)에 바람을 피하려던 기자들도 다시 발걸음을 옮겨 공부 모드로 돌아섰죠. 이번 행사를 위해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몇 번의 수정작업을 거쳐 공들여 제작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라인업의 특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고성능차 개발 기술자들이 국내 첫 론칭하는 'N'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가 얼마나 높은 지 새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에서의 성적은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몸담고 있는 회사와 스스로 개발에 참여한 브랜드를 대하는 그들의 자세만큼은 높은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네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취임식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 본관에서 개최됐다. /이덕인 기자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취임, '남다른 관심' 이유는?

-NH농협금융지주(농협금융)가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됐죠. 김광수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상당하다면서요.

-김 회장의 취임식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 본관에서 열렸는데요. 김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직원이 모인 것은 물론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습니다. 취임식 시작 30분 전쯤 도착했는데도 농협금융에서 마련한 프레스석 30~40석이 거의 다 찼으니 말이죠.

-김 회장에 대한 관심이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김 회장은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갖고 있는데요. 김 회장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내던 2011년 6월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4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공직에서 물러났습니다. 2013년 1월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같은 해 10월 대법원 무죄가 확정돼 복직했지만 2014년 5월 사표를 제출하면서 야인 생활을 하게 됐죠. 이에 따라 4년 만에 금융권에 복귀하게 된 겁니다.

또한 현 정부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지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주목 받는 인물이기도 한데요. 김 회장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이낙연 국무총리의 광주제일고 후배이고, 호남 출신인 장하성 정책실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었죠.

-농협금융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지도 궁금하네요. 김 회장은 취임식에서 어떤 포부를 밝혔나요?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변화하지 않는 기본으로 농업인의 버팀목, 고객신뢰, 협업, 혁신 등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 취임식 후 가장 중점을 두는 곳이 어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느 하나 버릴 수 없다.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농협금융의 문화도 바꾸겠다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그는 "업무 프로세스를 세부적으로 점검해 스마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업무 관행이 있다면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이를 통해 농협금융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농협금융인의 워라밸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7 플레이엑스포가 지난해 5월 25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막한 가운데 다양한 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초여름에 게임쇼가 열린다…진짜죠?

-이번에는 게임업계 이야기를 해 봅시다. 며칠 뒤 킨텍스 전시장에서 게임쇼가 열리죠. 어떤 내용인가요?

-경기도가 주최하는 '플레이엑스포'가 오는 10일부터 열립니다. '플레이엑스포'라는 명칭이 생소할 수 있는데요. '지스타'가 부산 해운대 벡스코 전시장에서 열리는 게임쇼라면 '플레이엑스포'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점이 다릅니다. '플레이엑스포'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꽤 오래됐는데요. 2009년 열린 '경기기능성페스티벌'이 전신입니다. 2013년 '굿게임쇼'를 거쳐 2년 전부터 '플레이엑스포'로 이름을 바꿔서 열리고 있습니다.

-참가 업체를 보니 펄어비스 등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지스타와 달리 국내 유명 업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드네요.

-맞습니다. 그 이유는 '플레이엑스포'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주최 측은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말 그대로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는 뜻이죠. 이런 이유로 '플레이엑스포'는 선 굵은 몇몇 대형 신작을 체험하는 재미보다는 각양각색의 게임들이 전시장을 채울 전망입니다.

-가정의 달에 개막하는 만큼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콘텐츠들이 준비되고 있나요?

-'플레이엑스포'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패밀리 존이 있습니다. 보드게임이나 스피드스택스(컵 쌓기 게임) 등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데요. 추억의 게임장이라는 곳에서는 부모 세대가 즐겼던 각종 고전 게임들을 자녀와 함께 체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자녀가 앞으로 게임과 관련된 곳에서 일하기를 위한다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게임업계 이야기 콘서트를 관람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jisse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