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서울시 제1금고 지킨다…30조 규모 예산 담당

신한은행이 치열한 경쟁 끝에 새로운 서울시 금고지기가 됐다. 앞으로 4년간 30조 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은 신한은행에서 관리한다. /더팩트 DB

기금관리 제2금고는 우리은행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우리은행의 104년 시금고 독점이 막을 내렸다. 서울시의 30조 원 규모 예산을 관리하는 1금고 자리는 치열한 경쟁 끝에 신한은행에게 돌아갔다. 그간 시금고 지기 자리를 차지했던 우리은행은 2조 원대 규모의 서울시 기금을 관리하는 제2금고를 맡는 데 그쳤다.

서울시는 3일 시금고 지정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열어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복수 금고로 운영되는 서울시금고는 1금고에서 30조 원 규모의 서울시 일반·특별 회계 예산을 관리한다. 전체 예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금고인 만큼 사실상 '금고지기'가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바뀐 셈이다.

이번 입찰에는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참여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의 금고지기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1만8000명이 넘는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들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03년간 이런 서울시 금고를 독점해왔다. 1915년부터 85년간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독점했고, 1999년 일반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한 이후에도 20년간 서울시 금고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2조 원 규모의 기금을 관리하는 2금고 은행이 되는데 만족해야 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100년 넘는 기간의 경험이나 그를 통해 쌓은 인프라 등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올해 입찰에서는 신한은행의 패기에 밀려 고배를 마시게 됐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시금고를 복수금고제도로 운영하며 일반·특별 회계 예산은 1금고인 신한은행에, 기금은 2금고인 우리은행에 맡기기로 했다. /더팩트DB

신한은행은 경쟁 은행 중에서 시금고 선정에 대한 의지가 가장 강했다는 평이다.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과 국민은행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고배를 마시자 위성호 신한은행장까지 나서서 기관영업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행장은 심지어 동남아 출장 중에 돌아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곧장 출장지로 돌아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신한은행은 전산처리능력 및 보안관리에 신경 써 좋은 점수를 얻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납 시스템과 이택스 시스템 등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다양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서울시금고를 준비해온 노력과 20여 개 지자체 금고 운영한 경험이 1금고 선정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와 다양하게 협력해 1금고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2019년 1월 1일부터 4년 간 서울시금고를 관리하게 된다. 현재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금고는 용산구를 제외하고 모두 우리은행이 담당하고 있지만 시금고를 차지한 만큼 구금고 운영권 확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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