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자녀 채용 관련해 위법한 지시…부인회 관련 비자금 조성 혐의도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검찰이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을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조사하기 위해 소환했다. 박 전 행장은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의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취임 직후부터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23일 대구지방검찰청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박 전 행장이 자신을 보좌하던 직원 자녀 채용과 관련해 위법한 지시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와 관련한 채용 비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그를 소환했다.
검찰은 지난 2월 대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채용 청탁 리스트를 확보했다. 이후 지난 17일 검찰은 대구은행 전 인사부장을 구속기소 하고, 해당 청탁과 관련해 박 전 행장이 직접 관여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청탁리스트에 따라 검찰이 실제 채용 비리 혐의를 확인한 것은 10여 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행장을 소환 조사해 청탁 관련 여부를 들여다보고 이에 대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대구은행 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해서 전·현직 인사 담당자 4명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와 관련한 청탁자의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은 일반적인 청탁이 아닌 뇌물 등 대가 관계가 있거나 압력이 행사된 경우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은 박 전 행장이 은행 부인회 조직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회 바자회 수익금 등 기부할 돈을 은행 측이 내고, 부인회에서 현금으로 은행에 돈을 돌려주면서 비자금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은행 측은 "부인회는 봉사 활동 등을 주로 하는 단체로 사적 용도로 돈을 쓴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박 전 행장은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현금화해 비자금 30억 원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