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제도개선 TF, 수정 특허제·등록제·경매제 3가지 방안 제시
[더팩트ㅣ명동=안옥희 기자] 면세점업계 "수정 특허제가 합리적" VS 학계 "특혜논란 근절…경매제·등록제 강조"
시내면세점 제도 개편 방안을 둘러싸고 면세점업계·유관부처·학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면세점업계는 현행 특허제 수정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으나 학계에서는 특혜논란과 공정한 경쟁을 위해 경매제‧등록제를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11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면세점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업계·유관부처·학계·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면세점 제도개선 TF는 ▲현행 특허제 수정(1안) ▲등록제를 가미한 특허제(2안) ▲부분적 경매제(3안)를 제시했다. 세 가지 안에서 특허수수료는 보류됐다.
이날 김도열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은 "등록제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외국계 진출이 쉬워질 수 있고 경매제도 많은 부작용이 있다. 수정 특허제가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SM면세점 이사도 수정 특허제 방안을 지지했다. 김 이사는 "등록제와 경매제보다 현행 특허제를 수정할 때 외래 관광객 숫자를 산정할 때 명확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중견·중소 면세점이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반면 학계는 기존 방식과 다른 새로운 제도를 제안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경매제는 특허수수료를 기준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탈락자도 결과에 승복할 수 있다"며 "등록제와 달리 수수료가 독과점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노용환 서울여대 교수도 "시장경쟁에 기반을 둔 해법이 더 바람직하기 때문에 등록제가 공정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재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TF 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제로베이스(원점)에서 가능한 제도들에 대해 외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TF 논의를 진행했다"며 정부가 검토 중인 면세점 제도개선안 세 가지를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추가 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먼저 1안인 현행 특허제 수정은 기존 특허제에 대해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특허 기간을 기존 5년으로 유지하면서 대기업은 1회, 중소‧중견사업자는 2회 갱신을 허용하도록 했다. 또 신규특허 발급은 외래 관광객 수 및 사업자 매출액 증가 등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도록 했다.
2안은 등록제를 가미한 특허제다. 일정 기준을 갖춘 사업자를 대상으로 면세사업 진출을 시장 자율에 위임하는 것이다. 다만 TF 내부적으로 등록제를 면세점 제도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고려해 '등록제를 가미한 특허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행 특허제와 달리 특허 수에 대해 사전적으로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는 신규 특허 발급 수를 시장 자율에 맡긴 등록제의 장점을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3안은 부분적 경매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허제 중 특허수수료에 대해서는 경매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특허 수수료 입찰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면 보세판매장으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경매제에서도 보세판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을 심사한다. 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은 기존대로 심사하되 특허수수료는 경매로 정해 평가한다는 것이다.
경매제는 대기업에 우선 적용하되, 중소중견 사업자에게는 나중에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면세점 특허를 양도하거나 인수‧합병하는 것은 불허했다.
면세점 제도개선 TF는 이날 공청회를 통해 논의된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최종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