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노사 합의안 제출 데드라인 넘겨 법정관리行

생존의 갈림길에서 진통을 겪어온 STX조선해양 노사가 정부와 산업은행이 제시한 자구계획안 최종 합의안 제출 시한인 9일을 넘기면서 법정관리 체제를 맞게 됐다. /더팩트DB

STX조선 "노사 합의 근접", 산은 "자구안 미흡…원칙대로 회생절차 개시"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STX조선 노사가 채권단이 요구한 노사확약서 제출 '데드라인'인 9일 자정까지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체제를 맞게 됐다.

10일 새벽 노사가 근접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시한을 이미 넘겼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자구계획안과 함께 거듭 요구한 노사확약서도 제때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가 자구계획 제출을 거부해 STX조선은 창원지방법원 앞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생절차 개시 방침은 앞서 정부와 산업은행이 STX조선에 생산직 인력 75% 감축 등을 담은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9일까지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밝혀온 데 따른 것이다.

산은은 "노조가 회사가 제시한 희망퇴직 외 아웃소싱 등 인력감축에 반대하고 실효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발표된 방침대로 기한 내 자구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원칙적으로 회생절차로의 전환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재산 조사 등 조사 보고를 토대로 법원 판단 하에 회생형 법정관리 또는 인가 전 M&A, 청산 등이 결정될 전망이다. 산은은 지역 경제 충격 등 STX조선의 회생절차 전환 여파를 최소화하고 법원 주도로 산업 재편 등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주력할 계획이다.

앞서 STX조선은 노조와 인력 감축을 놓고 9일 오전부터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극적으로 합의했으나 산은이 해당 합의를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는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등 인적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는 대신 무급휴직·임금삭감·상여금 삭감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생산직 인건비 75% 절감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사측과 고정비 절감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그동안 STX조선 노사는 자력 생존 조건이었던 인건비 절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진통을 겪어왔다. 사측은 희망퇴직 등을 신청받아 인원을 감축했지만, 목표치의 30%인 144명에 그쳐 추가 인력 감축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사측의 추가 인력 감축안을 거부하며 지난달 26일부터 파업을 벌여왔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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