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에 '대장 주' 삼성전자 순익 34%↑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국내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동시에 성장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 기업 성장 폭이 두드러지며 코스피 전체의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533개사의 연결재무제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작년 매출액은 1823조 원으로 전년보다 9.9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7조 원을 넘어서며 28.17% 불어났다. 순이익은 114조 원을 넘어서며 40.12%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성장세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동시에 올라 의미가 있다. 2016년에는 매출이 오르지 않고 순이익만 올라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가짜 호황'이라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에는 글로벌 경제 호황으로 인한 수출이 크게 기여했다"며 "앞으로의 국내 경기도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호조에 의한 수출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재무구조도 좋아졌다. 지난해 말 연결 부채비율은 109.32%로 2016년 말 보다 4.74%포인트 감소하며 재무구조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중심의 정보기술(IT) 업종이 상장사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여전했다. 시가 총액 1, 2위에 자리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 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53조6450억 원으로 전년보다 83.5%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전년보다 318.8% 크게 증가한 13조721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은 코스피 전체 누적 영업이익의 42.7%에 달했다.
금융업 상장사들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금융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8.3% 올랐다. 순이익도 20.5% 크게 증가해 21조 원을 넘어섰다. 보험업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금융업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특히 증권업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77.4%, 순이익이 71% 오르며 큰 성장 폭을 자랑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수익성과는 온도 차가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법인 861개사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액은 전년보다 9.74% 증가한 170조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1.86%, 3.44% 올랐지만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은 2.88%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더구나 분석대상 기업 중 38.21%인 329개사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