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금호타이어 노사 합의, 한국GM 사태 영향 미치나?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30일 7차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GM 본사가 마감 시한으로 정한 3월을 넘겼다. /더팩트 DB

한국GM, 정부에 20일까지 최종 자구안 내놔야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법정관리 위기에 놓였던 금호타이어가 극적으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한국GM은 여전히 노사가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으면서 업계의 시선은 한국GM으로 쏠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일 오전 광주공장에서 해외매각 찬반투표를 실시, 투표 결과 60.6% 찬성률로 해외매각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신속하게 중국 더블스타와 매각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2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이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상환과 임금 지급에 사용된다. 또 기존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도 5년 연장하고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채권단이 상표권 협상이나 방위산업 부분 매각 승인 등을 마치면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이후 금호타이어는 한국인 경영진이 국내 법에 따라 경영계획을 결정해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의 허가를 얻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본격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GM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30일 7차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고 추가 교섭 일정도 잡지 못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마감 시한으로 정한 3월을 넘긴 가운데 노조는 오는 4일 인천 부평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사가 임단협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GM 본사의 신차 배정과 차입금 출자 전환, 시설투자, 정부 지원 등도 막혔다.

한국GM의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본사의 신차 배정이 중요하다. 애초 GM은 한국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등의 신차를 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GM이 '데드라인'으로 정한 3월을 넘기면서 신차 배정을 해외 GM공장에 배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노사의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신차 배정 논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GM은 아직 신차 배정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신차 배정에 달려있다. 정부는 GM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야 지원도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생산활동을 강조한 만큼 신차 배정이 정부 지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이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고 있어 조만간 신차 배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GM 노사는 기본급 동결과 무성과급에는 합의했지만 복리후생비 삭감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GM 본사는 한국 정부에 이달 20일까지 자구안을 내기 위해서 지난달까지 노사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부도까지 언급했다.

현재 한국GM은 이달 초 도래하는 각종 비용 지급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오는 6일 작년 성과급의 절반인 720억 원(1인당 약 450만 원)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또 희망퇴직 위로금과 협력업체 대금 등도 지급해야 한다.

한국GM 노사는 기본급 동결과 무성과급에는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복리후생비 삭감 불가와 미래발전전망 등을 사측에 제시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폐쇄된 군산공장에서 희망퇴직하지 않은 680명의 대한 조치도 풀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금호타이어 사태에서 경제논리로 접근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인 만큼 한국GM도 비슷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GM의 책임있는 역할과 노조의 고통분담, 경영정상화 방안 등 3대 원칙에 따라 사태를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한국GM에 20일까지 최종 자구안을 요구했다. 시간이 촉박해 앞으로 있을 교섭에서 노사가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금호타이어 노사 합의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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