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기존 순환출자 고리 모두 끊는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등 정부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출자구조 재편 방안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28일 오후 자료를 내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겠다"고 밝혔다. 그룹사의 본원적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더 나아가 출자구조 재편 과정에서 대주주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번 재편안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것에 대한 사실상 공식적인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그간 순환출자를 통한 기업집단의 계열사 지원, 동반 부실화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해소를 요구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룹의 수장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남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순환출자 구조 아래 2~6%대의 현대차 지분으로 전체 그룹에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비율은 0.61대 1이다.
개편 시점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이 각 사 주주총회를 거쳐, 현대모비스 주식이 변경·상장되고 합병 현대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말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분할합병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각 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16.9%, 0.7%, 5.7%씩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기아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0년, 20년, 그 이상 지속 가능한 사업 경쟁력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최적의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경영 투명성 제고와 함께 주주 중심의 경영 문화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