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본사서 제70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더팩트ㅣ이천=이성락 기자] "차별화 유지해 기술 격차를 계속 만들어갈 것."
28일 SK하이닉스 제70기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진행된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이날 주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 확대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성욱 부회장은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고품질 제품'을 지속 제공한다면 큰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리겠다고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성욱 부회장이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그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어찌 됐든 중국 고객도 사양이 높은 좋은 제품을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성욱 부회장은 주총 과정에서도 차별화된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70기 영업보고에서 "지난해 불확실성이 지속된 가운데서도 SK하이닉스는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했다"며 "하지만 오늘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IT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로 기술의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과 제품은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개발에서 양산까지 최적화된 프로세스와 협업 체계를 구축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차세대 시장과 제품 사업 특성을 이해하고 반도체 생태계의 질적 변화까지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차별적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욱 부회장은 올해 반도체 시황에 대해서는 "D램은 올해 하반기까지도 괜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낸드플래시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하지 못했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건과 관련해서는 "베인캐피털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만 듣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총은 100여 명의 주주들이 모인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약 30분 동안 진행됐다. 박성욱 부회장은 주총 의장을 맡아 ▲재무제표 승인 ▲송호근 서울대학교 교수 등 신임 사외이사 3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및 부여분 승인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을 마친 뒤에는 사진 촬영을 원하는 일부 주주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주총을 통해 박성욱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로써 박성욱 부회장은 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됐다. 박성욱 부회장은 지난 2013년 2월부터 SK하이닉스를 지휘하고 있으며,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박성욱 부회장의 장기집권은 실적 성과에서 비롯됐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인수된 첫해인 2012년 227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5년 만인 지난해 사상 최대인 13조721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4조5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