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 "법정관리로 가는 최악 상황 피해야"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27일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을 공언한 것과 관련해 "금호타이어를 헐값에 매수하려는 속셈이다"며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김 회장은 이날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손으로'라는 제목의 사내 공고문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3월 말 시한이 며칠 남지 않은 긴박한 상황이다"며 "불확실한 외부환경에 우리의 내일을 맡겨서는 안되며 임직원 모두가 주어진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의 인수 참여와 관련해 "신발보다 싼 타이어를 표방하는 국내 유통업체까지 끼어들어 우리 임직원들의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타이어뱅크는 경쟁사 제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소매업체로 이 시점에 인수 의향을 밝힌 것은 금호타이어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마치 지난 199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우성타이어를 1999년 인수했던 넥센타이어 사례와 같이 법정관리를 거친 후 금호타이어를 헐값에 매수하겠다는 속셈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회장은 "오는 4월 2일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 때문에 부도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 없이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지만, 더블스타와 채권단의 8500억 원 신규자금으로 회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법정관리로 가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비록 고통스럽지만 우리의 내일과 우리의 후대를 위해 현실을 직시하고 현명한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인수 의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