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명 가는 文대통령 베트남 순방길 리스트서 빠져..권오준 '교체설' 모락모락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또다시 해외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제외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해외 순방에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치 외압설(說)에 시달리고 있는 권 회장으로선 분명 달갑지 않은 현실이다.
22일부터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길에는 모두 341명의 경제사절단이 동참했다. 대기업 인사로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조현상 효성 사장 등이 베트남행(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현지 사업 중심의 실무형 인사가 중심이 됐다. 그룹 총수로선 구자열 회장, 정용진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을 뿐 대부분 전문 경영인이 베트남으로 향했다. 포스코 역시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상 사장이 그룹을 대표했다.
문제는 권오준 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네 차례 해외 순방길 명단에서 모두 빠지는 수모를 당했다는 점이다. 그는 미국-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에 참가 신청을 했지만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당시 권 회장 명단 제외는 청와대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권 회장은 중국과 베트남 순방길에는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포스코가 권 회장의 연속 탈락의 직접적 파장을 우려해 중국과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다른 인사를 신청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더팩트>는 23일 포스코 홍보실에 경제사절단 명단과 관련해 문의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했다. 포스코 측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답변을 거부했다.
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2014년 대표이사 회장 취임 당시 정치권 입김이 작용했다는 뒷 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는 문재인 정부 기조에 여전히 '눈엣가시'라는 얘기다.
업계에선 권 회장이 역대 최대 경제인단 규모를 자랑했던 중국 순방길에도 빠지자 '권 회장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장 교체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문제라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 "(대외적으로)언급하지 못하는 이야기(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구체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현 정부와 권 회장의 '보이지 않은 냉각기류'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팩트>에 "권 회장이 현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