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과징금 위기…잇단 악재에 재승인 심사 '빨간불'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롯데홈쇼핑‧GS샵‧CJ오쇼핑 등 홈쇼핑 3사가 방송에서 백화점보다 저렴하다는 근거로 보여줬던 백화점 영수증이 '가짜'로 드러나면서 과징금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과징금 부과는 방송법상 최고 수준의 징계로, 홈쇼핑 재승인 심사 중인 롯데홈쇼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3일 홈쇼핑업계 등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는 CJ오쇼핑‧GS샵‧롯데홈쇼핑 등 3개 업체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전체회의에 건의했다. 이들 업체는 실제 물건을 산 뒤에 받은 영수증이 아니라 백화점이 임의로 발행한 영수증을 보여주며 가격이 싸다고 강조하며 구매를 부추겼다.
과징금 부과는 방송법상 최고 수준의 징계다. 전체회의 결과에 따라 각 업체는 5000만 원 이하의 과징금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3개 업체는 'CUCKOO 밥솥' 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 허위 영수증을 패널에게 보여주고 백화점에서 60만 원에 판매되는 제품을 30만 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 해당 방송에서 쇼호스트들은 "백화점에서 지금 거의 60만 원에 판매가 되는 제품을 지금 30만 원대로 살 수 있다", "백화점 대비 한 20만 원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등의 표현으로 판매상품의 저렴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또한 "백화점에 가보면 (해당 상품이)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등 명확한 근거 없이 백화점의 판매실적이 높은 것처럼 과장했다. 문제가 된 영수증은 제조업체가 홈쇼핑업체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홈쇼핑 3사의 허위 영수증 사태 향방에 가장 노심초사하는 업체는 롯데홈쇼핑이다. 재승인 심사에서 자칫하면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잇단 악재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기업 이미지 쇄신에 역량을 모았던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롯데홈쇼핑은 강현구 전 대표 시절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회장이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원을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로 강 전 대표와 전 전 수석은 불구속기소됐다. 신헌 전 대표 역시 홈쇼핑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롯데홈쇼핑은 두 명의 전임 대표가 경영 비리 재판에 넘겨져 유죄판결을 받아 도덕성에 '흠집'이 생겼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심사에서도 재승인 기간이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조건부 승인'을 받아 퇴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롯데홈쇼핑 사업권은 오는 5월 26일 만료된다. 지난해 11월 1차 서류를 제출했고 지난 1월 2차 서류 접수를 마치며 재승인 관련 작업을 진행해왔다.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는 이달 말~4월 중순 나올 전망이다.
롯데홈쇼핑은 사업권 사수를 위해 지난해부터 동분서주 해왔다. 지난해 3월 이완신 대표 취임 이후 '준법경영'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고 조직 이미지 쇄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 취임 후 대표이사 직속의 준법지원 부문을 신설했고 업계 최초로 '반부패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방송법 개정으로 기존 하위에서 상위 심사 사항으로 변경된 중소기업 활성화 기여도를 위해 이달부터 '롯데 유통BU 입점 상담회'를 참여할 중소기업을 모집 중이다.
롯데홈쇼핑이 허위 영수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부정적인 이슈에 연루된 점이 심사 기준이 전보다 더 강화된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