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검은 물결 속 붉은 장미…한국YWCA 세계 여성의 날 행진(영상)

3.8 여성의 날 기념 YWCA 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YWCA회관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명동=남용희 기자

미투(#Metoo)운동 적극 지지, 모든 폭력 반대

[더팩트ㅣ명동=이지선 기자]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

110년 전 여성들은 노동권과 참정권 보장을 외치며 붉은 장미를 들었다. 세월이 흘러 검은 옷을 입은 100여 명의 여성들이 8일 흰 장미꽃을 함께 들고 성폭력 근절을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투(me too), 위드 유(with you)"를 외친 이들은 한국YWCA협의회 회원들이다.

여성단체 YWCA는 이날 이날 서울 한복판 명동 거리에서 '미투(Metoo)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성폭력 근절을 외치는 행진에 나섰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YWCA위원, 임원, 청년회원, 서울YWCA회원 등 100여 명이 명동거리에 모여 성명서를 낭독하고 거리를 행진했다.

참여자들은 여성 권리 보장을 의미하는 검정, 성평등을 의미하는 보라색 의상을 입었다. 현장에서는 성폭력 피해 고발에 대해 사법당국이 엄정히 수사할 것과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 52개 지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캠페인에 동참했다.

행진에 앞서 미투운동 지지와 성폭력 근절을 위한 선언이 발표됐다. 손지수 한국YWCA연합회 대학청년Y 전국협의회 회장, 황경이 서울YWCA대학청년Y 담당간사, 김수진 한국YWCA연합회 대학청년 담당간사는 "우리 사회 만연한 여성폭력을 근절하고 성차별 인식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한국의 미투운동은 여성들이 더이상 여성의 삶에서 일어나는 매 순간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그것을 용인하는 사회구조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시도"라면서 "정부와 사법당국이 구체적으로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YWCA 회원들은 다시 명동 거리를 왕복하면서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 "성폭력 근절, 여성안전 보장하라"라고 목소리를 냈다.

행진하는 동안 아바(ABBA)의 '댄싱 퀸(Dancing Queen)'이 울려퍼져 관심을 끌었다. 해당 음악과 행진 이유에 대해 행사 관계자는 "이제는 밝게 세상으로 나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이 음악을 선택했다"며 "어두운 현실에서도 여성들이 용기를 낸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 2월 7일 정기총회에서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고발로 퍼진 '미투운동' 지지를 결의하고 2월 12일 성역 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전국 52개 지역YWCA와 함께 공동으로 발표했다.

통영YWCA, 광주YWCA, 청주YWCA, 수원YWCA, 고양YWCA, 부천YWCA 등이 참여한 이번 켐페인에선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인식전환과 함께 성평등 문화 확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서울YWCA도 ‘미투 운동’ 동참의 뜻으로 성폭력 가해자 윤호진씨가 제작한 뮤지컬 ‘명성황후’ 특별공연을 취소했다.

한국YWCA협회 신미희 홍보출판부장은 "이번 행진은 '미투'로 촉발된 성폭력 피해 고발의 추후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확실하게 처벌하는지 계속해서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며 "성범죄 문제해결을 위해 정책을 제안하거나 성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필요하다면 정기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것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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