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경영비리 유죄 판결 시 관행대로 하겠다" 의사 전달
[더팩트│황원영 기자] 최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일본 경영진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오늘 오후 2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사임안을 수용할지 논의한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은 경영진이 구속될 경우 우선 사임하는 것이 관례"라며 "신동빈 회장 역시 일본의 정서와 관례에 따라 재판 결과를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죄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됐다.
일본 재계 관행상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본롯데홀딩스가 이번 이사회에서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을 가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경우 경영권을 현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기 사장 등 일본 전문경영인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 경우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최대주주이며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한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다.
그간 신 회장은 1.4%에 불과한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원 리더' 역할을 해왔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28.1% 보유한 광윤사다. 광윤사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50%+1주를 보유해 절대적 과반주주로 올라 서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실형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사임과 해임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