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초=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석방된 지 이틀째인 전날(6일) 삼성전자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방이 확정된 지난 5일부터 이 부회장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 삼성 사옥 앞에는 7일 아침에도 그의 출근길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그의 동선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7일 오전 7시 서초 사옥 입구에는 전날에 이어 십여 명의 기자들이 모여 있었지만, 3시간이 지날 때까지 이 부회장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지난 2016년 서초사옥에 남아있던 삼성전자 본사 인력 약 500명이 수원디지털시티 본사와 서울 태평로 옛 삼성 본관 등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서초사옥에는 삼성전자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사무실은 여전히 서초 사옥 41층에 남아있다. 취재진이 수일째 이 부회장의 첫 출근길을 서초 사옥에서 기다리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삼성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서초동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이 부회장의 경우 여전히 사무실이 서초 사옥에 있기 때문에 첫 출근 행선지는 서초 사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의 신호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오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과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등 시행을 목전에 둔 국내외 굵직한 이벤트에 이 부회장이 얼굴을 보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2014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삼성의 얼굴을 자처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던 이 부회장이 '스킨십 경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대법원 판결이라는 '변수'를 고려할 때 즉각적인 경영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최근 이 부회장의 석방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만큼 즉각적인 경영 복귀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한 삼성 관계자는 "그간 공백이 길었던 만큼 (이 부회장이)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정리하지 않겠느냐"며 "이 부회장의 출근 여부에 관해서는 내부에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