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최근 불거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승무원 성희롱 논란에 말을 아끼면서 "책임 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천 사장은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삼구 회장의 승무원 성희롱 논란에 대해 "지난 주말에 이슈가 된 내용이다.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성급한 판단이고, 섣부른 결론이 될 수 있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에선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깊고, 폭넓게 살펴볼 계획이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아시아나항공의 30주년을 기념하는 간담회였지만, 취재진의 관심은 최근 연이어 논란이 된 '승무원 대우'에 쏠렸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취재진에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자리인 만큼 경영에 대한 질문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MeToo·나도 그렇다) 캠페인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여기자들의 여성 승무원 대우에 대한 질문은 계속됐다.
김 사장은 취재진의 계속된 질문에 "회사 입장에선 아무래도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 성격에 맞는 질문을 바란다. 그런 맥락에서 드린 말씀이다"면서 "아직 섣부르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고 책임 있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 익명 게시판 앱인 '블라인드'에는 박삼구 회장이 여자 승무원을 대하는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박 회장의 승무원 격려 행사가 발단이 됐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오전 7시 30분께 당일 비행을 앞둔 승무원을 격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은 1층 로비에서 커다란 원 모양으로 둘러서서 박 회장이 등장하면 손뼉을 쳐 맞이한다. 박 회장은 승무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물으며 격려하는데 포옹 등의 스킨십이 정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의 여승무원 성희롱에 대한 고용노동부 민원제기 운동을 시작한다'는 글에 300명 이상의 직원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 승무원들이 연이어 실신하는 등 승무원들의 업무 환경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 사장은 "에어부산 이야기는 기사를 통해 확인했다. 저도 에어부산 대표를 지냈다. 현재 독자 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가지는 관심과 우려를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