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안옥희 기자] LG하우시스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해 민경집 대표이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실을 뜻하는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3조25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2%(3281억 원)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329억 원으로 15.3%(240억 원)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LG하우시스는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82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42억 원으로 45.6% 감소하면서 지난해 가장 저조한 분기 실적을 냈다.
LG하우시스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원단·경량화소재 등 자동차소재 및 부품 사업 실적 부진이 문제였다. LG하우시스는 최근 3년 동안 자동차소재 및 부품사업에서 평균 연간 매출 9100억 원가량 냈지만 영업이익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5년 722억 원에서 2016년 445억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는 104억 원까지 급감했다. 4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 감소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영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LG하우시스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파업 등 자동차 생산대수 감소 같은 국내 완성차 업계 부침에 따른 영향을 덩달아 받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부품 사업부진이 이어지면서 LG하우시스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일 코스피 시장에서 LG하우시스 주가는 전일보다 1100원(1.22%) 떨어진 8만9800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발표 다음날인 지난 24일 주가가 전일 대비 3.72%(3500원) 떨어진 9만600원에 그쳤다. 지난 2015년 2월 27일 주당 20만 원을 찍은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9월 29일 8만7600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구원투수로 등판한 민경집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LG하우시스가 공학도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민경집 대표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2009년 LG하우시스 출범 당시 연구소장을 맡아 건축자재 및 자동차소재부품 분야에서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해 왔고 2014년부터 LG하우시스의 미래성장사업인 자동차소재 부품 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자동차소재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2009년 LG화학에서 분사한 LG하우시스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자동차 소재 부문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올해는 국내 대형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고객 다변화 및 경량화 기술 확보를 꾀하며 자동차소재부품 사업의 성과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자동차원단의 경우 미국 자동차원단 공장의 본격 가동을 통해 북미시장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 및 미국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신규 고객 확보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