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정현(22·삼성증권 후원·세계랭킹 58위)이 세계 랭킹 1위를 지냈던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세계랭킹 14위)를 물리치고 한국인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한 가운데 호주 오픈 공식 후원사인 기아자동차는 "이런 관심은 처음이다"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23일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기아차는 지난 2002년부터 17년 동안 호주오픈 공식 후원하고 있다. 정현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를 물리치고 기록을 세우고 있어 기아차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사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경우는 처음이다. 정현 선수의 선전으로 세계 시장뿐 아니라 국내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3-0(7-6(4), 7-5, 7-6(3))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2년 전 같은 대회 1회전에서 당한 완패(0-3)를 고스란히 설욕하는 동시에 한국 테니스 역사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정현과 조코비치의 3시간 21분 혈투는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특히, 정현의 상대가 세계 테니스계의 강자로 호주오픈 사상 최초로 남자 단식 7회 우승을 노리는 조코비치였기에 주목도는 더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조코비치에 밀리는 정현이었지만, 강력한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강력한 스트로크로 자신의 우상을 물리치며 박진감은 배가됐다.
이날 '신예'와 '베테랑'의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계속되면서 대회 공식 후원사인 기아차 로고 역시 전 세계 팬들의 눈에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정현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기아차였다.
기아차는 지난 2002년부터 17년 연속 호주오픈을 공식 스폰서로 나서고 있다. 올해에도 다양하고 특색 있는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카니발 60대, 쏘렌토 60대 등 총 120대의 지원 차량은 대회 기간 참가 선수, VIP, 대회 관계자 등의 의전과 원활한 행사 운영을 위해 쓰이고 있다. 대회 기간 동안 일어나는 흥미로운 순간을 포착해 SNS에 공유하는 '호주오픈 모멘트',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74명의 고객에게 경기 관람과 멜버른 현지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기아 럭키 드라이브 투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양한 고객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또한, 기아차에서 선발한 볼키즈 한국대표 20명은 호주오픈에 참가해 원활한 경기 운영을 돕고 있다. 이 밖에도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33·스페인) 등 호주오픈에 참가한 유명 선수들이 스팅어를 타고 등장하는 온라인 영상 콘텐츠 '오픈 드라이브'를 비롯해 경기장 A보드 및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기아차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호주오픈은 기아차 브랜드의 성장에 기여해 온 기아차 글로벌 마케팅의 핵심이다"면서 "전 세계 테니스인의 대축제인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기아차 브랜드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을 통해서 약 5억1000만 달러(약 5445억 원) 상당의 홍보 효과를 거둔 기아차는 올해엔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정현과 함께 그 이상의 효과를 바라고 있다.
조코비치를 완파하며 전 세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정현은 내심 4강까지 노려보고 있다. 8강에선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세계랭킹 97위)과 맞붙게 된다. 조코비치를 물리친 기세와 객관적인 전력에서 샌드그렌에 앞서는 만큼 해외 도박업체들도 정현의 완승을 예측하고 있다.
정현이 샌드그렌을 물리친다면 4강에선 '전설' 로저 페더러(37·스위스·세계랭킹 2위)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정현이 맹활약을 이어갈수록 기아차의 홍보 효과는 배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