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 "메인 메뉴 만족도 높이기 위한 조치…최저시급과 무관"
[더팩트│안옥희 기자] #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부 유 모 씨는 최근 자녀와 함께 인근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F에 방문했다가 식전빵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확인한 후 실망하며 발길을 돌렸다. 유 씨는 "정부가 꼼수로 가격을 맘대로 올리지 못하게 하자 외식업체들이 궁여지책으로 기존 제공했던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 같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을 시급 7530원으로 인상한 가운데 외식업계가 무료 제공 서비스를 중단, 축소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업체들이 제공했던 서비스를 더이상 누릴 수 없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 가격인상과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이 가운데 롯데지알에스가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TGIF)가 올해부터 식전빵 제공을 중단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GIF가 이달부터 기존 제공하던 식전빵 서비스를 중단했다. TGIF는 식사 전에 무료 제공하던 빵 대신 식전 메뉴로 BLT 나쵸칩, 토마토 부르스케타를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최저시급과는 관계없이 메인 메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식사 전에 빵을 제공하니 포만감 때문에 주 메뉴를 남기는 경우가 많고 주 메뉴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다는 내부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고 말했다. 가격인상 우려에 대해선 "현재까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경쟁업체로 TGIF와 동일한 식전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는 "최저임금이 인상됐지만, 기존에 고객에게 제공했던 혜택을 급작스럽게 변경할 수는 없다"며 서비스 유지 방침을 밝혔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VIPS)는 뷔페식 샐러드바를 선보이고 있어 TGIF, 아웃백과 달리 애초부터 식전빵을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빕스 관계자는 "최저시급은 정부 시책이라 준수해야하는 부분이다. 가격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증가와 외식업 트렌드 변화 속에서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은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베니건스는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16년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며 자취를 감췄고 아웃백 역시 영업난이 가중되면서 같은 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품에 안긴 이후 질적 매장 전략을 통한 수익 개선을 꾀하고 있다. 그나마 대기업 롯데 계열사인 롯데지알에스가 운영 중인 TGIF가 신 메뉴 개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4인 가구 감소와 트렌드 변화 등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TGIF와 아웃백은 소형 점포를 낼 계획이다. 아웃백은 미니 레스토랑 콘셉트의 서브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고 TGIF는 기존 대형 점포보다 평수를 대폭 줄인 소형 점포를 연내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평수에 맞게 메뉴 가짓수가 줄고 양도 기존 3~4인 위주에서 1~2인에 맞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TGIF는 지난해 잠실 캐슬점과 롯데 노원점 매장을 시작으로 싱글족을 겨냥해 1인바 테이블을 확대하고 인원 구성에 맞춘 다양한 타입의 좌석을 마련하는 등 인테리어를 변경하기도 했다. 롯데지알에스 측은 소형 점포와 관련해 아직 구체화된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형 점포는 아직 국내와 미국 본사 쪽에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