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회추위-금융 당국, 정면충돌 불가피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금융 당국의 제동에도 하나금융지주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선임절차를 강행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간담회를 신청하고 논의를 했으나 예정대로 회장 선임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14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하나금융 회추위에 노조 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검사와 채용비리 검사를 이유로 회장선임 절차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하나금융 회추위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2015년보다 1개월 이상 빠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 회추위는 이번 중단 요구를 따르지 않기로 했다. 노골적인 관치라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서슬 퍼런 금감원에 맞서는 하나금융 회추위도 불안하지만 당국의 관치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실상 연임이 유력시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겨냥해 금융당국이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하면서까지 연임에 반대하는 모양새로 비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회추위) 회장 선임 일정이 진행 중인데 중단하라는 건 지나친 인사 개입으로 보일 개연성이 높다”면서 “당국과 하나금융의 정면출동이 불가피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하나금융 노조는 지난해 12월 18일 하나은행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하나금융과 사외이사·김정태 회장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의 부당 거래, 김정태 회장 매개로 한 하나은행의 중국 특혜 투자 등 의혹에 대해 금감원이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하나금융 회추위는 15~16일 양일에 걸쳐 후보군의 의견과 발표 기회를 제공한 뒤 16일 최종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었다. 이후 22일 프리젠테이션(PT) 및 심층 인터뷰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앞서 하나금융 회추위는 지난 9일 여섯 번째 회의를 개최하고, 내부 4명, 외부 12명 등 총 16명으로 회장 후보군을 압축했다. 지난 4일 27명의 후보군이 선정됐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업무 전문성, 성과, 리더십, 평판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