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생리대 유해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깨끗한나라가 식품보건당국의 "유해하지 않은 수준" 결과 발표를 바탕으로 재도약할지 이목이 쏠린다.
깨끗한나라 '릴리안'은 지난 9월 생리대 유해성 논란으로 판매 중단과 함께 환불 조치로 부침을 겪었다. 이로 인해 깨끗한나라는 한때 시장 점유율 0%대를 기록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보건당국의 생리대 인체 유해성 결과를 발표로 사실상 깨끗한나라는 그동안 씌워졌던 누명(?)을 벗게 됐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에 함유된 인체 위해성이 높은 VOCs 74종에 대한 2차 전수조사와 위해평가를 진행한 결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9월 생리대 함유 VOCs 84종 중 인체 위해성이 높은 10종에 대한 1차 전수조사를 우선 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나머지 74종에 대한 후속 조치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깨끗한나라는 식약처 발표 이후 "많은 분이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와 혼란을 겪은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서 발생했던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생리대를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소비자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고객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깨끗한나라와 경쟁업체들도 이번 식약처 발표와 관련해 "깨끗한나라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깨끗한나라가 본의 아니게 총대를 매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이해하고 있다"며 "깨끗한나라가 다시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점유율도 어느 정도 올라온 것 같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생리대 유해성 논란으로 국내업체들이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했던 상황을 이번 식약처 발표를 계기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깨끗한나라를 포함해 주요 생리대 제조업체는 지난 13일 식약처, 소비자원과 함께 제품 안전성과 품질강화를 위한 정례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관련 법에 의한 안전 및 품질 기준을 포함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마련한 공동 자율안전규약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업체와 국외업체로 편을 나누는 것은 그렇지만, 국내업체가 이번에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함께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국내업체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안전성 이슈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내부규약을 만드는 등 안전성과 공정경쟁 등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앞서 시민단체와 대학 연구진이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을 진행한 후 그 결과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에 따르면 시험 결과 국내에서 시판되는 일회용 생리대 10종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검출됐다.
특히 깨끗한나라 릴리안 제품에 유해성 의혹이 집중됐고, 이에 더해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생리불순과 생리량 감소 등 부작용을 호소하자 깨끗한나라 측은 지난 8월부터 자사 생리대 회수 및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또한 전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고 주요 유통업체에서도 판매를 중지했다. 깨끗한나라 생리대 시장 점유율 역시 기존 3위에서 1%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식약처 조사 결과 시중에 판매되는 생리대 모두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깨끗한나라는 억울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깨끗한나라는 지난 9월 유해물질 방출시험을 진행한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단 김 교수 외 시민단체 등으로 소송을 확대할지는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깨끗한나라는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생리대 안전관리 기준 수립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비자들의 기대를 반영하고 관련 법에 의한 안전과 품질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